손실보전 방안으로 내놨던 '청주∼세종 택시 공동사업'도 난항

"한 달에 손해 보는 금액이 50만원이 넘는데, 보전도 해주지 않면서 택시기사들만 잡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청주 오송역에서 콜택시 영업을 하는 A(44)씨는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요금 인하 정책을 지키지 않는 택시를 상대로 단속을 한다는 청주시의 방침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청주시는 지역 개인·법인 택시업계와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 구간 택시 운행 요금을 현행 2만360원에서 1만5천640원으로 내리기로 협약하고 지난 2월부터 요금 인하 정책을 시행해 왔다.

비싼 택시 요금이 세종시가 주장하는 KTX 세종역 신설의 근거가 된다고 보고, 세종역 신설 명분 사전차단 차원에서 오송역∼세종청사 택시요금을 3천600원∼7천원 할인해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택시에는 요금 인하 조견표를 부착해 미터기 요금이 아닌 조견표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택시업계는 청주시가 추진해온 '청주∼세종 택시 공동사업'에 기대를 걸고 요금 인하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충북은 국토교통부에 '청주-세종 택시 공동사업 구역' 조정 신청서를 내고 청주·세종시 전역을 공동사업 구역으로 하는 안 등 2개 안을 제시했다.

세종지역 택시업계에서 반대하자 단독으로 신청서를 냈지만, 현재까지 인용되지 않았다.

충분히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침을 강행한 것은 세종역 설치를 막기 위해 급한 불부터 끄자는 '꼼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손실을 보전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며 "택시업계에서 요금 인하에 합의했고, 보전 방안은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자 청주지역 택시업계는 지난달부터 요금을 원래대로 미터기 요금을 적용해 받고 있다.

A씨는 "오송역에서 손님을 모시고 세종청사까지 가면 빈 택시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날 영업은 하기가 어렵다"며 "택시기사들은 6월부터는 시의 약속을 믿고 손해를 보면서도 따르기로 한 것인데,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청주지역 택시기사들은 손실에 대한 보전 없이는 요금 인하 정책을 따를 수 없다고 항변한다.

A씨의 경우 오송역을 중심으로 세종청사, 식약청 등 인근을 중심으로만 운행하기 때문에 세종청사까지 가는 것이 주 수입원이 된다.

회사에 매달 내야 하는 사납금 14만원을 제외하고 수중에 남는 돈이 한 달에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A씨는 "세종청사를 세 번만 가도 월급의 절반에 달하는 50만원을 손해 보게 되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면서 "잘못된 시책 때문에 애꿎은 시민과 택시기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세종·청주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