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경제적 수도’ 역할을 해온 이라크 모술에서 3년 만에 패퇴했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9일(현지시간) 모술 시내에서 승리를 선포하고 “모술은 해방됐다”고 발표했다. IS가 2014년 6월 모술을 기습 점령하고 독립 국가 건설을 선포한 지 3년 만이다.

IS 모태는 1999년 요르단 출신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아프가니스탄 알카에다와 접촉한 뒤 조직한 수니파 무장조직 ‘자마트 알타우히드 왈지하드(JTJ)’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후 JTJ는 근거지를 이라크로 옮기고 2006년 이라크 IS 설립을 선포했다.

IS는 급속도로 세를 확장해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 지역과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대부분을 장악했다. 모술은 바그다드에 이은 이라크 제2도시로 한때 인구가 200만 명에 달했다. 터키와 시리아를 잇는 교통요지인 데다 인근에 유전이 있어 이라크의 경제수도로 불린다. IS가 이곳을 점령한 것도 유전 때문이다.

IS는 모술에 이어 시리아 최대 거점이자 정치수도인 락까에서도 조만간 소탕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핵심 거점을 잃은 IS 조직원들이 유럽 등으로 흩어져 산발적 테러가 빈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모술 탈환 작전에는 이라크 정규군과 경찰 특공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 주축이 됐다.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도 공습을 지원했다. 여기에 모술이 있는 니네베주의 수니파 부족 일부가 결성한 무장조직이 가담했다.

이들은 결속력이 약하다. 시아파 민병대는 미국과 적대적인 이란에서 지원받고 있고, 수니파 부족 무장조직은 이라크 정부와 껄끄러운 터키와 연관돼 있다. 공적 IS가 사라지자마자 지역 내 분열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