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22~23일 제주서 ‘2017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개최
임정욱 센터장 “이스라엘에만 자율주행 스타트업 40곳 이상인데 한국은 하나도 없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제도는 과거를 지향하고 미래의 문은 기업가정신이 연다”


문재인 정부가 오는 8월 ‘제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가운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자율주행차과 관련된 첨단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22일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17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업데이트’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해외에선 AI 스타트업이 1000억원 이상 투자받는 사례도 나오고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에선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AI 스타트업도 없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이스라엘에만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40곳 이상이지만 한국에선 하나도 없다”며 “어떻게 기술 스타트업들이 나올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업과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로는 핀테크(금융+기술)를 꼽았다. 로아인벤션랩에 따르면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2014년 84억원 △2015년 371억원 △2016년 964억원 매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6월19일 기준 987억원으로 지난해 투자금액을 이미 뛰어넘었다. 특히 올해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페이팔 등으로부터 55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P2P(개인간) 대출 스타트업 렌딧이 100억원을 유치했다. 임 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은행의 개별 업무를 여러 스타트업들이 특화하는 ‘언번들링(unbundling)’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도 간편송금, P2P, 보안인증 등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나타나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세 가지 경험, 세 가지 교훈’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제도는 과거를 지향하고 미래의 문은 기업가정신이 연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전자지불 업체 이니시스를 창업하고 운영하며 겪은 경험을 풀어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내놨을 때 제도와 맞지 않아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제도는 과거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인 반면 사업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며 “모든 기업가는 관, 시장, 과거와 싸워야하는 삼중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