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K7(북미명 카덴자)는 JD파워의 대형세단 신차품질 평가에서 도요타 아발론, 닛산 맥시마 등과 경합을 벌여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기아자동차 K7(북미명 카덴자)는 JD파워의 대형세단 신차품질 평가에서 도요타 아발론, 닛산 맥시마 등과 경합을 벌여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그룹 내 형님 격인 현대자동차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평가 지표에서 현대차보다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JD파워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32개 자동차 브랜드의 '2017 신차품질조사(IQS)' 결과, 기아차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는 1987년 JD파워가 IQS 평가를 실시한 이래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대중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첫 번째 업체가 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2017년형 신차 품질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앞선 평가를 받았다는 데 있다. 기아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기록, 2년 간 북미 시장에서 신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현대차보다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포르쉐, 제네시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모두 따돌린 성과여서 대중브랜드 기아차의 도약이 더욱 눈에 띈다.

차종별 평가에서도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우세를 보였다. 니로, 쏘울, 쏘렌토, K3, K7 등 5개 차종이 차급별 평가에서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받아 2년 연속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은 각 세그먼트 평가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신차품질 평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2017년형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들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당 불만건수로 점수로 나타낸 결과다. 불만건수가 적을수록 신차품질이 좋다는 의미다. 기아차는 72점으로 전체 1위, 현대차는 88점으로 공동 6위에 올랐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기준으로 적극 이용될 뿐만 아니라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며 "향후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에 대한 평가는 JD파워뿐 아니라 미국 내 최고의 신뢰도를 자랑하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16 연간 자동차 신뢰도 조사에선 기아차가 5위를 차지해 현대차(7위)를 앞섰다. 기아차가 5위까지 오른 것은 현대·기아차를 통틀어 역대 최고순위다.

컨슈머리포트가 매년 발표하는 차급별 최고의 차량(TopPicks)에서도 기아차가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이 평가는 품질신뢰성, 성능, 안정성, 고객만족도 등을 종합 평가한다.

지난해 기아차는 쏘렌토가 싼타페를 제치고 중형 SUV 부문에서 '최고의 차'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K5가 중형 세단 부문에서 쏘나타를 따돌리고 선정됐다.

다만 올들어 5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북미 판매량 추이를 보면 현대차보단 기아차의 하락 폭이 더 크다. 현대차는 29만여대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4.8% 감소한 반면, 기아차는 24만여대를 팔아 9.8% 줄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