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DGB금융그룹] '금리상승 사이클' 타고 순이자마진 반등세…대출규제 타격은 크지 않을 듯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은행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5년간 계속됐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금리 상승 추세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금융회사의 순이자마진(NIM·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차감한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도 상승 반전했다. NIM은 금융회사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됐고 하반기도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즉 한국의 금리 인상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금융회사의 NIM은 상승 추세가 지속되며 미국 금리 상승 수혜주로서 은행주의 매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런 긍정적 전망을 반영하듯 올해 은행업종 지수는 22.8%(6월16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코스피지수 상승을 웃도는 상승률이다.

다만 2014년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은행의 리스크 관리로 2017년 둔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계약된 집단대출 규모가 161조원임을 감안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신규 대출공급 축소로 인해 NIM 관리에는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2분기 실적도 개선 기대

올 1분기 은행주들의 ‘깜짝 실적’으로 상장 은행 전체 순이익은 3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었다. 비이자 부문에서는 전 분기와 달리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환산이익이 발생했고, 유가증권 매각 이익에 1분기 배당금 수령에 따른 계절적 요인도 있었다.

대부분의 상장 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낸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2분기 상장 은행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어난 2조6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14.8% 증가한 11조1000억원 규모다. 1분기 큰 폭의 NIM 증가로 2분기부터 이자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관련 대손비용은 선반영돼 2분기 이후에는 대손충당금 전입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유가증권 매각 이익까지 더해지면 올해 순이익 규모는 추정치를 크게 웃돌 수도 있다. 추가 명예퇴직 비용이 없다면 판매관리비 증가율도 과거 대비 둔화될 수 있다.

◆기준금리 상승 수혜

지방은행도 금리 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행의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46배에 불과하다. 주가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낮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금리가 먼저 상승하고 조달 금리는 나중에 상승한다. 대출금리는 3~6개월, 조달금리(정기예금 및 적금)는 1~3년 주기로 금리가 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예금 및 적금 조달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이 금융채 조달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에 비해 NIM 개선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한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시중은행 대출 성장의 중심은 연체율이 0.3%에 불과한 주택담보대출이었다. 구조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지방은행보다 경상적 대손비용 축소 폭이 클 수밖에 없다.

NIM 개선과 대손비용 축소라는 두 가지 큰 흐름에서는 시중은행이 지방은행보다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시중은행이 지방은행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시중은행(하나금융 0.53배, 우리은행 0.55배)과 지방은행(BNK금융 0.49배, DGB금융 0.51배, JB금융 0.41배)의 주가 PBR 괴리율은 크지 않은 편이다.

◆여전히 저평가, 상승 여력

전체 은행주들의 평균 PBR은 0.5배 수준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던 2008년(0.60배) 및 NIM 하락 추세가 지속되던 2011~2015년 평균(0.57배)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NIM이 상승 추세로 전환했고 구조조정 마무리에 따른 낮은 대손비용 등 은행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도 최소한 최악의 시기였던 0.60배 이상의 가치는 평가받을 수 있다. 올해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 수준 대비 2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kifire@eugen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