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회사채 수요예측(사전청약)에 모집액의 세 배에 가까운 주문이 들어왔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이후 움츠러들었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 총 7000억원의 청약이 몰렸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웠다. 롯데쇼핑의 올 1분기 매출은 7조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2074억원으로 0.4% 감소했다.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호텔신라, 오리온 등에 비해 타격이 작았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연기금 보험 등 주요 기관들이 투자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4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오는 7~8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4300억원어치를 갚는 데 쓸 계획이다.

김진성/서기열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