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빅데이터 연구소·1400억짜리 AI도서관…신산업 전사 키우는 미국 대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등록금 동결 7년의 그늘
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글로벌 대학들
스탠퍼드대 2800억원 투입…ChEM-H 센터 내년 완공
의학·화학 등 융합 연구
중국 선전시에 대학성(城) 조성 중…칭화대·미국 버클리대 등 유치
쓰촨성 전자과학기술대, AI·빅데이터 연구 수준 높아
등록금 의존율 60% 육박…미국 스탠퍼드대는 7% 불과
국내 사립대 재정 어떻길래
인건비만 7조, 실탄 부족…대학기금 운용 등 대책 시급
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글로벌 대학들
스탠퍼드대 2800억원 투입…ChEM-H 센터 내년 완공
의학·화학 등 융합 연구
중국 선전시에 대학성(城) 조성 중…칭화대·미국 버클리대 등 유치
쓰촨성 전자과학기술대, AI·빅데이터 연구 수준 높아
등록금 의존율 60% 육박…미국 스탠퍼드대는 7% 불과
국내 사립대 재정 어떻길래
인건비만 7조, 실탄 부족…대학기금 운용 등 대책 시급

한국 대학이 등록금에 묶여 있는 사이 글로벌 대학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래의 경쟁’에 대비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미국 제조업의 본산이자 한때 ‘러스트 벨트’로 불린 미시간주의 미시간대는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1억달러(약 1123억원)를 투입했다.
ADVERTISEMENT

미국 대학들은 탄탄한 재정을 무기로 신산업 연구에 수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스탠퍼드대가 지난해 2억5200만달러(약 2837억원)를 투입해 ‘ChEM-H’라는 새 리서치센터를 세운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의학에 화학 생물학 엔지니어링 등을 결합한 새로운 융합 연구가 목적으로,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ADVERTISEMENT
대학에 수조원 쏟아붓는 중국
아시아라는 역내 경쟁에서도 한국 대학들은 저만치 뒤처져 있다. 중국은 1997년 21세기에 대비해 100개 대학을 육성한다는 ‘211 공정’을 시작으로 9개 대학에 연간 300억위안(약 5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985 공정’ 등 물량 공세로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ADVERTISEMENT
국내 지방대로 구성한 ‘유학생 유치 사절단’이 지난해 3월 쓰촨성 전자과학기술대(UEST)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는 대학 경쟁력에 관해선 중국의 추격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UEST는 올해 중국 대학 평가 6위, 세계대학 랭킹 153위 대학이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안이 철저한 연구동을 어렵사리 견학했는데,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에 몰두하고 있었다”며 “UEST가 보여주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장비 상당수가 국내 지방대는 엄두도 못 내는 것들이었다”고 전했다.
UEST는 빅데이터 관련 창업 인큐베이터를 수년 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워룽데이터 등 석·박사들이 만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서울대조차 올해 처음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를 발족시켰다. 빅데이터 대학원 과정은 출범조차 못 시키고 있고, 관련 창업도 전무하다.
ADVERTISEMENT
대학들이 쓸 수 있는 돈은 2010년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가 도입되고, 2011년부터 등록금 동결 조치가 시행되면서 매년 18조원 수준(사립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수입원은 등록금(수업료 포함)이다. 나머지는 사학법인이 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대학에 넣은 법인 전입금, 학생 장학금 지급용으로 주로 쓰이는 국고보조금, 기부금, 적립금을 채권 등에 투자해 번 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대학 재정구조의 취약점은 수입 구조가 다변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등록금 의존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미국 스탠퍼드대 7%, 예일대 9%(2013년 기준) 등에 비하면 현격히 높은 수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최대 수입원을 정부가 막고 있으니 갈수록 교육 여건이 열악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55개 사립대의 2015년 연구비 지출만 해도 4년 전에 비해 13% 감소했다. 기계 구입비도 29% 줄었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매년 증가해 대학이 ‘경영’에 쓸 수 있는 돈이 갈수록 감소한 탓이다. 인건비만 해도 7조원 수준에 달한다. 교비회계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전문가들은 등록금 인상으로 구멍 뚫린 대학 재정을 메울 수 없는 만큼 다른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7조원 규모인 대학기금을 깨자는 주장도 나온다. 주로 동문 등의 기부금으로 쌓인 돈이다. 교비에서 남는 돈을 기금에 쌓는 관행이 있었으나 2011년 법으로 금지됐다. 대학 관계자는 “기금은 건축, 연구, 장학 등 용처가 정해져 있는 터라 학교가 입맛대로 쓸 수 없다”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한 저금통을 당장 깨서 쓰자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대학기금 운용도 열악한 수준이다. 예금과 채권으로만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다.
랄리·조지아·새너제이=박동휘/선전=황정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