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생산시설 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저유가가 겹치면서 유화 제품 수요가 늘어나서다.

LG MMA는 2019년 상반기까지 전남 여수공장에 1290억원을 투자해 연간 8만t 규모의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생산설비 증설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이 회사는 (주)LG(지분 50%)와 일본 스미토모화학공업(25%), 일본촉매(25%)가 1991년 설립한 합작사다.

MMA는 무색투명한 액상 화합물로 전기·전자부품과 페인트, 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 원료로 사용된다. 이번 증설을 통해 MMA 생산능력이 기존 연간 18만t에서 26만t으로 늘어난다. 생산량으로는 국내 1위, ‘글로벌 톱5’로 도약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국내 생산량 증가로 연간 1600억원 수준의 수입 대체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MMA 내수 수요는 연간 49만t 수준이지만 공급 물량은 44만t에 그쳐 매년 5만t가량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세계적으로도 MMA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에 따르면 2015년 310만t 수준이던 MMA 세계 시장 수요는 2020년엔 360만t 규모로 16%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상업 LG MMA 대표는 “선제적인 투자로 국내 MMA시장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입 대체 효과도 거둘 것”이라며 “기존 공장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투자 효율성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앞다퉈 설비를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2019년까지 충남 대산공장에 287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을 연간 23만t 추가 생산하기로 했다. 증설이 끝나면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127만t까지 늘어난다. 단일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롯데케미칼도 내년까지 전남 여수공장에 3000억원을 투입해 에틸렌 생산량을 연간 103만t에서 123만t으로 20만t 확대한다. 한화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이 지분을 50%씩 나눠 가진 합작사인 한화토탈도 2019년까지 대산공장에 5395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31만t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