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여전히 저평가…수출주 매력적"-NH
NH투자증권은 2일 국내 주식시장이 경기와 실적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IT(정보기술)와 금융주를 최선호주로 제시,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철강 등 수출주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6일 코스피지수는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접근에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 호전과 기업 실적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시장은 오히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주된 이유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의 동반 경기회복이 지속
되면서, 수출 경기의 호실적이 주식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국의 4월 수출 증가율은 24.2%를 기록하며, 전망치인 17%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금액은 510억 달러로 2014년10월 기록한 516억 달러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오 연구원은 수출 호조의 이유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이후, 사실상 처음 맞이하는 전세계 국가들의 동반 경기회복 때문이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모멘텀(성장동력)의 엇박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소되고 있다는 것.

유럽은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긴축 영향에 내성을 키웠고, 미국은 제조업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 아시아 국가는 선진국 수요 부진과 디플레이션 충격에 내성을 키우며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그는 "지난 수년간 국가별 경기회복의 엇박자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동반 회복이 서프라이즈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의 동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가 적다는 점에서,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출 경기의 호조가 주식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철강 등 수출주가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IT·금융주를 최선호 업종으로 제시하고, 소재·산업재에 대해서도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다만 오 연구원은 "내수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의 랠리는 과열되지 않았기에 아직은 접시를 뺄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