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신사동 '미승빌딩' 판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자신 소유의 미승빌딩(사진) 매각에 나섰다. ‘장미대선’이 끝나고 최씨의 재산이 압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최씨 측이 서둘러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씨 명의의 신사동 613의 7 미승빌딩이 매물로 등장했다. 매각 예정가격은 130억원가량이다. 최씨가 1988년 매입한 이 빌딩은 대지 면적 661㎡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다. 최씨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도 미승빌딩 6~7층으로 돼 있다. 최씨는 미승빌딩의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외환은행으로부터 3억9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진수 리앤정파트너스 대표는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대로변에서 가까워 활용도가 높은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신사동 요지의 건물이라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인 매수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씨 측이 계약 후 잔금 정산까지 대선 전에 마무리하기를 원해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 빌딩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간혹 있지만, 정부가 최씨 소유재산을 압류할 때 이 빌딩도 포함할 수 있다는 우려에 포기한다고 들었다”며 “가격을 더 낮춰도 계륵 같은 부동산이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입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되거나 검찰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을 매각할 때도 매각가격과 매수자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에 따르면 최씨 일가 70명의 부동산은 현재 178개, 금액으로는 223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최씨 모녀 보유 부동산은 신사동 미승빌딩 외에 강원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의 임야·목장 용지 등 23만431㎡다. 현재 7억∼10억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에도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55만유로(약 6억8000만원)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미텐 지역의 ‘비덱타우누스호텔’을 매입했고, 쇤네아우스지히트가와 바이센베르크·브롬바흐 등에도 주택 3채를 보유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