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2분기에도 원화 강세 이어질 듯
원·달러 환율이 이틀간 10원 넘게 오르며 1130원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80전 오른 1137원90전에 마감했다. 전날 5원이 오른 데 이어 이틀간 12원80전 올랐다. 이날 환율은 개장 초만 해도 관망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신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예정이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비용 10억달러는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과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화가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작년 말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안팎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여전히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만 봐도 환율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시장의 예상치(0.7~0.8%)를 뛰어넘은 0.9%(전 분기 대비, 속보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정유·화학을 중심으로 주요 기업이 올 1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낸 데다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상황을 대변하는 산업생산, 소매판매, 수출 등 각종 지표의 반등세가 확연해졌다”며 “원화 가치는 다른 요인에 비해 경기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원화 강세 기조가 더 분명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화는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북한 리스크 때문에 저평가됐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달러당 1100원대에서 환율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