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최저 학력기준 도입] "운동·학업 병행…김연아도 성적 70% 미달땐 연·고대 입학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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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3부터 적용
입학 후에도 학사관리 강화, 학점 미달땐 경기출전 금지
'제2의 정유라' 사태 방지
골프·수영 등 개인 종목 특기생 선발 점차 축소
타대학 확산 여부 주목
입학 후에도 학사관리 강화, 학점 미달땐 경기출전 금지
'제2의 정유라' 사태 방지
골프·수영 등 개인 종목 특기생 선발 점차 축소
타대학 확산 여부 주목

연세대와 고려대가 체육특기생 입시제도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체육계와 교육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두 학교는 체육특기생을 선발하는 국내 대학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만큼 나머지 대학들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개선안은 현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미 초·중학교를 거치며 ‘한우물’만 파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체육특기생 입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무리 운동 실력이 뛰어나도 교과 성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입학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단 기준은 성적 70%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한 반에 학생 30명이 있다면 최소 21등은 해야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다. 김 총장은 “유예기간이 3년으로 다소 짧은 점을 고려해 최저학력기준을 70%로 느슨하게 정했다”며 “이후부터는 매년 기준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력기준으로 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운데 어느 쪽을 반영할지는 올 상반기 결정할 계획이다. 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은 “교육부가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상태”라며 “올 상반기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체육특기생이 반드시 수능을 볼 필요는 없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내신만으로 성적을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입학 후 학사관리도 철저
연세대와 고려대는 체육특기생이 입학 이후에도 학업에 소홀하지 않도록 학사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염 총장은 “일본은 충분한 학력을 갖춘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뽑아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키우고 있다”며 “기업도 협동심과 경쟁심을 갖춘 체육특기생 출신 인재를 선호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총장도 “체육특기생이 입학과 졸업 때 모두 일정한 학력 조건을 갖추도록 하는 게 미국 ‘스탠퍼드대 모델’”이라며 “연세대도 이 모델을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행보는 다른 대학의 체육특기생 선발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체육특기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아무래도 두 학교의 입시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두 학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구은서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