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4000만 조각 모자이크…오플레나츠 '빛의 극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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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의 심장' 세르비아
왕국의 숨결이 느껴지는 '칼레메그단 요새'
365일 열리는 패션·영화·음식 행사
수도 베오그라드엔 하루종일 흥이 넘치네
왕국의 숨결이 느껴지는 '칼레메그단 요새'
365일 열리는 패션·영화·음식 행사
수도 베오그라드엔 하루종일 흥이 넘치네
옛 유고연방의 중심축이었던 세르비아는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코소보가 차례로 분리 독립하면서 면적은 작아졌지만, 여전히 발칸의 심장 역할을 자처한다. 전범국이라는 불명예와 나토의 대공습 같은 파란만장하고 슬픈 역사는 옛이야기다. 봄날에 꽃봉오리가 주렁주렁 맺힌 나무처럼 이곳은 생동하는 활기로 가득하다.
젊은 도시, 베오그라드
가이드 세르지안을 따라 누빈 수도 베오그라드의 면면은 세련되고 멋졌다. 이제 막 개발도상국에 진입한 나라가 가질 법한 촌스러움은 없다. 베를린과 비슷한 결의 자유분방한 정취가 도시 곳곳에 배어 있다. 1년 내내 패션, 아트, 디자인, 영화, 맥주, 음식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쉬지 않고 열리고, 이를 즐기기 위해 발칸과 인근 동유럽 국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생동하는 베오그라드 곳곳의 각기 다른 분위기를 만끽하다 보면 온종일 걸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시작점은 옛 시가지. 유럽 대부분의 옛 시가지와 비슷한 모양새다. 광장을 중심으로 정부청사, 대통령궁, 오래된 극장, 성당 등이 몰려 있고, 광장 중심가에 도열한 고풍스러운 건물에는 상점들이 들어섰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옛 시가지에서 벗어나 진짜 베오그라드의 속살을 엿보고 싶다면 거리 사이로 뻗어난 골목으로 들어서면 된다. 작지만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빼곡한 후미진 골목은 아담한 카페, 우아한 디스플레이의 상점, 오래된 서점 등이 자리 잡았다.
골목은 세련된 취향을 향유하기 위해 모인 베오그라드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옛 시가지에서 사바강변(savariverside)까지 이어지는 거리가 특히 흥미롭다.
한 시간 남짓 걷다 보면, 서울 북촌에서 시작해 청담동을 지나 가로수길, 성수동을 두루 둘러보는 느낌이다. 길은 사바강변의 클럽과 펍이 밀집한 사바말라 지역까지 이어진다. 사바말라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좋아하고 패션에 조예가 깊고 디자인과 예술을 사랑하는 가이드 세르지안이 주말마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가는 곳이다. 강변에서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살짝 취하고 싶다면 강변을 끼고 있는 펍이나 클럽에 들어가 보자. 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팝 등 다양한 음악을 집중적으로 선곡하는 클럽이 많아 취향에 맞춰 골라가도 좋겠다. 간단한 안주와 발칸 인근 국가의 다양한 맥주를 양껏 먹고 마셔도 서울의 3분의 1 가격이면 족하다. 저렴한 물가는 여행자에게 엄청난 매력이다. 다뉴브 강변의 작은 마을 제문
서울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경복궁을 찾듯, 베오그라드를 여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칼레메그단 요새로 간다. ‘전장의 요새’라는 뜻의 이곳은 견고하고 웅장하다. 다뉴브강과 사바강의 교차점에 우뚝 솟은 이곳은 동명의 공원, 동물원, 루지카(ruica) 정교회, 자연사박물관, 카페, 오스만튀르크 시대의 유물, 전쟁 때 사용한 무기를 전시한 야외 박물관 등이 있어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암반 위에 지어진 것으로 베오그라드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베오그라드의 외곽 마을 제문(zemun)은 다뉴브 강변에 있는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곳인 만큼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제문은 로마 제국 이전부터 도시로 성장한 곳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왕궁의 땅이었다. 유서 깊은 지역인 만큼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포진해 있다. 로마네스크, 바로크, 고전주의 스타일은 물론 제체시온 학파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들이 낮게 도열한 풍경은 마치 거대한 야외 건축 박물관 같다. 외곽의 작은 마을이지만 강변을 따라 유명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아름다운 카페가 몰려 있다.
세르비아 왕가의 네마니치는 정교를 믿었다. 왕은 스스로 성인이 됐다. 방법은 간단했다. 전성기 혹은 황혼기에 교회를 세우면 될 일이었다. 당시 세르비아 정교의 교리는 순교하거나 교회를 세우는 사람들을 성인으로 추대했다. 왕은 찬란하고 아름답게 교회를 짓고 성인이 되어 세를 확장했다. 자서전에 일대기를 쓰듯, 교회 벽에 자신들의 치세를 과장해 벽화를 그려 넣었다. 왕으로 살다가 성인으로 생을 마감하고 교회 벽에 얼굴과 이름을 두고두고 남길 수 있었다.
찬란한 유물, 밀레세바 수도원 세르비아 서쪽, 몬테네그로 접경 산간지역인 프리에폴리에(prijepolje)에는 밀레세바 수도원이 있다.
이곳 역시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세워진 교회다. 왕이 아니라 왕자가 세웠다는 것이 다른데, 이는 세르비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야욕을 품고 수도원을 세운 왕자는 스테판 블라디슬라브다. 그의 삼촌이자 정교회 최초 대주교인 성 사바(st.sava)가 불가리아에서 죽자 삼촌의 유해를 훔쳐 오다시피 해 이곳에 안치했다. 이 일로 밀레세바 수도원은 세르비아 정교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스테판 블라디슬라브는 어지러운 정세를 딛고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됐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성(聖) 분묘상의 대천사’라는 작품이 이 교회 내부에 온전히 보존된 덕에 미술사, 종교사적인 가치도 크다. 오스만튀르크는 이 지역을 손에 넣고 성당을 파괴했다. 지붕을 허물고 벽면 가득한 프레스코화를 훼손했다. 이 때문에 왕족의 초상, 성모와 예수의 생애를 그린 교회 내부에 가득 새겨진 인물 대부분은 눈이 없다. 교회 내부 벽면은 휑하게 뚫린 지붕 사이로 날아드는 눈, 비, 바람에 오랜 세월 노출된 탓에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참 신비롭게도 ‘성 분묘상의 대천사’의 흰 옷깃은 순백의 빛을 발한다. 유독 희고 맑게 빛나는 옷깃 아래 서면 경건하고 숙연해진다.
세르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플레나츠
베오그라드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리면 세르비아의 중심 토폴라(topola)에 닿는다. ‘포플러 나무’라는 의미의 이 지역은 19세기 유고슬라비아 왕국과 세르비아 왕국을 통치한 카라조르제비치 왕가의 땅이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엔 포플러 나무가 가득한 언덕이 있고, 언덕 중심에는 카라조르제비치 왕이 성 조지(st. George)에게 봉헌한 소박한 외양의 교회 하나가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오플레나츠(oplenace)라고 부른다.
외관이 소박하다고 오플레나츠를 지나친다면, 세르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볼거리를 놓치는 셈. 4000만개의 조각이 새겨진 모자이크로 장식된 내부는 어떤 형용사로도 수식하기 버거울 만큼 아름답다. 외양과 다른 내부의 화려함에 충격받고, 찬란하게 빛을 내는 모자이크의 경이로운 배열에 아주 오랫동안 넋을 잃게 된다.
교회 내부 길이는 30m, 다섯개의 돔이 솟은 높이는 27m, 1만5000개의 다른 색감을 가진 4000만개 조각이 맞춘 그림은 725개다. 내용은 세르비아 전역에 산재한 60개의 수도원과 교회에 있는 프레스코화를 카피했다. 금빛은 모두 24K 순금이고, 붉은 돌은 루비, 푸른 돌은 사파이어, 흰 돌은 크리스털이다. 세르비아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상상 이상의 수치로 나열된 찬란한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것. 꿈인 듯 초현실적이다.
여행 팁
국내서 직항은 없어…이스탄불서 한 시간 걸려
세르비아로 가는 직항은 없다. 터키 이스탄불이나 유럽 주요 도시로 가는 직항을 이용한 뒤 경유해야 한다. 이스탄불에선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다. 화폐는 디나르(RSD)를 사용한다. 1디나르는 10원, 한화에서 ‘0’을 빼면 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세르비아는 발칸은 물론 동유럽에서도 음식 맛있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인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등지에서 먹방 여행을 오는 사람이 많다. 인접한 헝가리 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의 육개장을 연상케 하는 굴라시, 매운탕을 연상시키는 헐라스레를 쉽게 맛볼 수 있어 한식이 그립지 않다. 다뉴브강, 볼보디나 지방의 대평원, 산간 지역이 골고루 펼쳐진 축복의 땅인 만큼 생선, 고기, 신선한 채소 등 식재료가 풍성하다. 밀밭이 드넓다. 덕분에 빵이 엄지 두 개를 치켜세울 정도로 맛있다.
세르비아=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
젊은 도시, 베오그라드
가이드 세르지안을 따라 누빈 수도 베오그라드의 면면은 세련되고 멋졌다. 이제 막 개발도상국에 진입한 나라가 가질 법한 촌스러움은 없다. 베를린과 비슷한 결의 자유분방한 정취가 도시 곳곳에 배어 있다. 1년 내내 패션, 아트, 디자인, 영화, 맥주, 음식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쉬지 않고 열리고, 이를 즐기기 위해 발칸과 인근 동유럽 국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생동하는 베오그라드 곳곳의 각기 다른 분위기를 만끽하다 보면 온종일 걸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시작점은 옛 시가지. 유럽 대부분의 옛 시가지와 비슷한 모양새다. 광장을 중심으로 정부청사, 대통령궁, 오래된 극장, 성당 등이 몰려 있고, 광장 중심가에 도열한 고풍스러운 건물에는 상점들이 들어섰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옛 시가지에서 벗어나 진짜 베오그라드의 속살을 엿보고 싶다면 거리 사이로 뻗어난 골목으로 들어서면 된다. 작지만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빼곡한 후미진 골목은 아담한 카페, 우아한 디스플레이의 상점, 오래된 서점 등이 자리 잡았다.
골목은 세련된 취향을 향유하기 위해 모인 베오그라드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옛 시가지에서 사바강변(savariverside)까지 이어지는 거리가 특히 흥미롭다.
한 시간 남짓 걷다 보면, 서울 북촌에서 시작해 청담동을 지나 가로수길, 성수동을 두루 둘러보는 느낌이다. 길은 사바강변의 클럽과 펍이 밀집한 사바말라 지역까지 이어진다. 사바말라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좋아하고 패션에 조예가 깊고 디자인과 예술을 사랑하는 가이드 세르지안이 주말마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가는 곳이다. 강변에서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살짝 취하고 싶다면 강변을 끼고 있는 펍이나 클럽에 들어가 보자. 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팝 등 다양한 음악을 집중적으로 선곡하는 클럽이 많아 취향에 맞춰 골라가도 좋겠다. 간단한 안주와 발칸 인근 국가의 다양한 맥주를 양껏 먹고 마셔도 서울의 3분의 1 가격이면 족하다. 저렴한 물가는 여행자에게 엄청난 매력이다. 다뉴브 강변의 작은 마을 제문
서울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경복궁을 찾듯, 베오그라드를 여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칼레메그단 요새로 간다. ‘전장의 요새’라는 뜻의 이곳은 견고하고 웅장하다. 다뉴브강과 사바강의 교차점에 우뚝 솟은 이곳은 동명의 공원, 동물원, 루지카(ruica) 정교회, 자연사박물관, 카페, 오스만튀르크 시대의 유물, 전쟁 때 사용한 무기를 전시한 야외 박물관 등이 있어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암반 위에 지어진 것으로 베오그라드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베오그라드의 외곽 마을 제문(zemun)은 다뉴브 강변에 있는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곳인 만큼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제문은 로마 제국 이전부터 도시로 성장한 곳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왕궁의 땅이었다. 유서 깊은 지역인 만큼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포진해 있다. 로마네스크, 바로크, 고전주의 스타일은 물론 제체시온 학파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들이 낮게 도열한 풍경은 마치 거대한 야외 건축 박물관 같다. 외곽의 작은 마을이지만 강변을 따라 유명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아름다운 카페가 몰려 있다.
세르비아 왕가의 네마니치는 정교를 믿었다. 왕은 스스로 성인이 됐다. 방법은 간단했다. 전성기 혹은 황혼기에 교회를 세우면 될 일이었다. 당시 세르비아 정교의 교리는 순교하거나 교회를 세우는 사람들을 성인으로 추대했다. 왕은 찬란하고 아름답게 교회를 짓고 성인이 되어 세를 확장했다. 자서전에 일대기를 쓰듯, 교회 벽에 자신들의 치세를 과장해 벽화를 그려 넣었다. 왕으로 살다가 성인으로 생을 마감하고 교회 벽에 얼굴과 이름을 두고두고 남길 수 있었다.
찬란한 유물, 밀레세바 수도원 세르비아 서쪽, 몬테네그로 접경 산간지역인 프리에폴리에(prijepolje)에는 밀레세바 수도원이 있다.
이곳 역시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세워진 교회다. 왕이 아니라 왕자가 세웠다는 것이 다른데, 이는 세르비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야욕을 품고 수도원을 세운 왕자는 스테판 블라디슬라브다. 그의 삼촌이자 정교회 최초 대주교인 성 사바(st.sava)가 불가리아에서 죽자 삼촌의 유해를 훔쳐 오다시피 해 이곳에 안치했다. 이 일로 밀레세바 수도원은 세르비아 정교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스테판 블라디슬라브는 어지러운 정세를 딛고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됐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성(聖) 분묘상의 대천사’라는 작품이 이 교회 내부에 온전히 보존된 덕에 미술사, 종교사적인 가치도 크다. 오스만튀르크는 이 지역을 손에 넣고 성당을 파괴했다. 지붕을 허물고 벽면 가득한 프레스코화를 훼손했다. 이 때문에 왕족의 초상, 성모와 예수의 생애를 그린 교회 내부에 가득 새겨진 인물 대부분은 눈이 없다. 교회 내부 벽면은 휑하게 뚫린 지붕 사이로 날아드는 눈, 비, 바람에 오랜 세월 노출된 탓에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참 신비롭게도 ‘성 분묘상의 대천사’의 흰 옷깃은 순백의 빛을 발한다. 유독 희고 맑게 빛나는 옷깃 아래 서면 경건하고 숙연해진다.
세르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플레나츠
베오그라드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리면 세르비아의 중심 토폴라(topola)에 닿는다. ‘포플러 나무’라는 의미의 이 지역은 19세기 유고슬라비아 왕국과 세르비아 왕국을 통치한 카라조르제비치 왕가의 땅이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엔 포플러 나무가 가득한 언덕이 있고, 언덕 중심에는 카라조르제비치 왕이 성 조지(st. George)에게 봉헌한 소박한 외양의 교회 하나가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오플레나츠(oplenace)라고 부른다.
외관이 소박하다고 오플레나츠를 지나친다면, 세르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볼거리를 놓치는 셈. 4000만개의 조각이 새겨진 모자이크로 장식된 내부는 어떤 형용사로도 수식하기 버거울 만큼 아름답다. 외양과 다른 내부의 화려함에 충격받고, 찬란하게 빛을 내는 모자이크의 경이로운 배열에 아주 오랫동안 넋을 잃게 된다.
교회 내부 길이는 30m, 다섯개의 돔이 솟은 높이는 27m, 1만5000개의 다른 색감을 가진 4000만개 조각이 맞춘 그림은 725개다. 내용은 세르비아 전역에 산재한 60개의 수도원과 교회에 있는 프레스코화를 카피했다. 금빛은 모두 24K 순금이고, 붉은 돌은 루비, 푸른 돌은 사파이어, 흰 돌은 크리스털이다. 세르비아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상상 이상의 수치로 나열된 찬란한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것. 꿈인 듯 초현실적이다.
여행 팁
국내서 직항은 없어…이스탄불서 한 시간 걸려
세르비아로 가는 직항은 없다. 터키 이스탄불이나 유럽 주요 도시로 가는 직항을 이용한 뒤 경유해야 한다. 이스탄불에선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다. 화폐는 디나르(RSD)를 사용한다. 1디나르는 10원, 한화에서 ‘0’을 빼면 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세르비아는 발칸은 물론 동유럽에서도 음식 맛있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인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등지에서 먹방 여행을 오는 사람이 많다. 인접한 헝가리 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의 육개장을 연상케 하는 굴라시, 매운탕을 연상시키는 헐라스레를 쉽게 맛볼 수 있어 한식이 그립지 않다. 다뉴브강, 볼보디나 지방의 대평원, 산간 지역이 골고루 펼쳐진 축복의 땅인 만큼 생선, 고기, 신선한 채소 등 식재료가 풍성하다. 밀밭이 드넓다. 덕분에 빵이 엄지 두 개를 치켜세울 정도로 맛있다.
세르비아=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