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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어도 배울 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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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을 원치 않는 모습 보여준 미중 정상
    치우침 없이, 양국 내부 동향까지 살펴야

    박한진 <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
    [세계의 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어도 배울 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미·중 무역 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을 제외하면 솔루션이 나온 게 없다. 공동성명도, 공동회견도 없었다. 갈등 리스트를 확인한 정도였다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이와는 다른 평가도 있다. “두 정상이 돌발 상황 없이 만난 것 자체가 성과”라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의 시각이다.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졌다. 중국은 미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고 미국은 ‘중국 때리기’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양국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원하는 듯하다. 두 대국 사이에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것인가? 앞으로도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할까? 이번 ‘잔치’에 한국은 기대가 컸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얼핏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관계의 변화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 본다면 학습효과가 될 수 있다.

    국제관계 변화는 강대국 간 관계의 변화다. 냉전시대 강대국들은 핵으로 경쟁했다. 모두 핵무기를 가졌지만 공멸의 두려움 때문에 공포의 균형이 이뤄졌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대에는 경제적 영향력이 무기였다. 글로벌 차원의 경제 의존도가 심화돼 과거 지정학적 상호확증파괴(MAD)가 지경학적(geoeconomical) 상호확증파괴 개념으로 진화했다. ‘트럼프-시진핑 시대’의 미·중 관계는 말 폭탄 속에 타협을 모색하는 ‘찻잔 속 태풍(storm in a tea cup)’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으로서는 큰 나라 둘이 싸우는 것보다 서로 주고받는 것이 더 불안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게임이론으로 봐도 그렇다. 시장경제 작동 원리인 ‘보이지 않는 손’이 미국과 중국 간 국제관계에도 적용된다면 어떨까? 두 나라가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느라 한국은 할 일이 참 많아질 것이다. 당장 이런 과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우물만 파는 건 위험하다. 이 우물도 파고 저 우물도 파야 한다.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치우치기보다는 미국과도, 중국과도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을 관찰할 때 우리 눈으로만이 아니라 세계의 눈으로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눈으로만 보면 보고 싶은 것, 원하는 것만 보기 십상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진다.

    다음으로 미국 안에서도, 중국 안에서도 다양한 측면을 봐야 한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싱크탱크는 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트럼프의 압박형 대외경제 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그의 참모들 저서와 발언들을 좀 더 일찍 관찰했더라면 우리는 트럼프 당선에 그렇게 놀라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이것은 대(對)중국 관계에도 적용된다. 중국이 거대시장 혹은 북핵 해결의 열쇠가 돼주기를 기대하기에 앞서 중국을 움직이는 두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자. 정치학, 경제학뿐 아니라 정치경제학과 정치심리학적 도구도 활용해야 한다. 정책이든 사업이든 중국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우선 ‘중국공산당사’를 읽어야 한다. 중국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떤 변용 과정을 거쳤는지, 그것이 경제 개혁 개방과 어떻게 접목됐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과 지내는 법을 알 수 있다.

    박한진 <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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