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들 취업의혹과 安 '사면 발언' 문제 삼아

자유한국당은 2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지지율 독주 현상을 보여온 문 전 대표는 물론이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로 치고 올라온 안 전 대표까지 '얼치기 좌파'로 규정하며 '동시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서 제일 먼저 안 전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얼치기 좌파나 좌파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얘기하면서 마치 우파 동정표를 가져가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술책을 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최근 안 전 대표가 대통령의 사면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사면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국민 요구가 있으면 사면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발언한 것이 보수층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비판인 셈이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사면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사면)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뜻을 모으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면 검토 여지가 있느냐'고 다시 묻자 "국민 요구가 있으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는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런 이야기까지 나오겠느냐"면서 "어르고 뺨치는 것이다.

자기들이 주장해서 탄핵하고 감옥까지 보내놓고 이제 와 사면을 운운하는 것은 우파의 동정표를 노리는 참 비열한 짓"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안 전 대표가 요즘 보수 코스프레로 재미를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며 "과연 이분이 진짜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중도·보수후보 단일화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안 전 대표까지 공세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최근 불어닥친 제2의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각종 연대론에 선을 그으며 '자강론'을 펼쳐온 안 전 대표가 최근 당내 경선에서 완승하며 그의 독자노선이 힘을 받자 경계에 나선 것이다.

이날 홍 지사가 국민의당을 '민주당 본당에서 일부 떨어져 나온 잔재세력'이라고 규정하며 가치 절하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한국당은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한국당은 문 전 대표에 대한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당과 국회 차원의 조직적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선거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의혹 검증을 위한 상임위원회 연석회의를 국회 차원에서 협의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준용씨(문 전 대표 아들)의 황제 취업과 휴직·퇴직에 대해 '제2의 정유라 사건'이란 말이 계속 나온다"라며 "우리 당도 여러 검증 기구를 통해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지사 역시 17대 국회에서 자신이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낼 당시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취업 논란이 문제가 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제대로 조사하면 정유라(특혜 논란)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