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으로 떨어졌다. 세종시 2-2 생활권 새롬동 아파트 단지 모습. 한경DB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으로 떨어졌다. 세종시 2-2 생활권 새롬동 아파트 단지 모습. 한경DB
아파트 신규 입주가 쏟아지고 있는 세종시에서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으로 떨어졌다. 다음달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인 680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새 아파트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 전셋값도 급락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가 대선 테마지역으로 급부상하면서 매매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대전 청주 조치원 등 세종시 주변에 사는 실수요자들에겐 저렴하게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두 달 만에 전셋값 7000만원 하락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전체 입주물량은 1만4268가구다. 지난해(3489가구)에 비해 308.9% 증가한다. 이 중 다음달 입주 예정 아파트는 6809가구다. 세종시가 출범한 2011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물량이다.

입주 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하는 4월이 다가오면서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연일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한 고운동 ‘중흥S-클래스에듀카운티(1-1생활권)’ 전용 59㎡는 이달 중순 1억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지난 1월 전세가는 1억6000만~1억7000만원 선이었다. 두 달 만에 전셋값이 7000만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고운동 ‘신동아 파밀리에’ 전용 59㎡, ‘대광로제비앙’ 전용 59㎡, ‘이지더원’ 전용 72㎡ 등도 1억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됐다. 고운동 K공인 관계자는 “2-2생활권 입주가 다가오면서 1-1생활권에 살던 세입자들이 짐을 빼고 있다”며 “최근 고운동, 아름동 등 기존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2-2생활권의 전용 84㎡ 전세가격도 1억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다음달 집들이를 앞둔 새롬동 ‘세종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1억5000만원이다. 이보다 큰 주택형인 전용 98㎡ 전세가는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급매 호가는 한때 1억50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대선 기대에 매매가는 강보합

전셋값은 1억원대로 떨어졌지만 매매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세종시 아파트값은 0.02% 상승했다. 작년 말에 비해선 0.03% 하락한 수준이지만 대선 일정이 확정된 뒤부터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전세가는 1억원대지만 매매가는 4억8000만원이다.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 1억8000만원이 붙어 있다. 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복층으로 구성된 전용 129㎡는 3월 중순 10억42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4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새롬동 H공인 관계자는 “매물 자체가 드물다”며 “매수하려는 이들이 대기하고 있어 호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세종시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해서다. 일부 대선주자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지정하자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좋은 학군을 찾아 대전이나 충청권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세종시는 전국에서 청약하는 하나의 블랙홀”이라며 “다만 아직 세종시 인구 증가 속도가 아파트 짓는 속도보다 느려 역전세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