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러시아 채권투자] '바닥론' 딛고 작년 수익률 70%…브라질 환율·경제 여건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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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채권 실전투자 가이드
경제 성장세 예상…원자재 가격 상승 호재
현재 360원대 헤알화 환율 예측 어려워 '변수'
10년물 국채 연 8% 중반 밑돌면 매도타이밍
경제 성장세 예상…원자재 가격 상승 호재
현재 360원대 헤알화 환율 예측 어려워 '변수'
10년물 국채 연 8% 중반 밑돌면 매도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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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손실을 낸 이씨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분할 매수할 경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에 지난해 1월 브라질 채권 2000만원어치를 추가 매수했다. 당시 원·헤알 환율은 290원이었다. 현재 이 환율은 360원대까지 올랐다. 채권가격도 급격히 오르면서 1200만원의 과거 손실분을 만회했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은 “위험한 자산일수록 소액을 분할해 매수해야 한다”며 “채권 매수에 앞서 환율, 기준금리 등 몇 가지를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① 브라질 경제 괜찮나
![[브라질·러시아 채권투자] '바닥론' 딛고 작년 수익률 70%…브라질 환율·경제 여건 살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703/AA.13503655.1.jpg)
이 같은 부진에도 지난해 채권가격이 오른 이유는 브라질 경제가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는 ‘바닥론’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브라질이 올해 2분기(4~6월)부터 국내총생산(GDP)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호재다. 지난해 8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70)이 탄핵돼 좌파 정권이 몰락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② 금리 10% 밑으로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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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측면에서 최근의 브라질 채권금리 흐름은 투자자에게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연 13.75%이던 브라질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1.50%포인트 내린 연 12.25%로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브라질 기준금리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수년간 브라질 경제를 괴롭히던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여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할 여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올해 말 연 1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이라고 한 것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의 금리 격차가 아직 크긴 하지만 점차 간격을 좁히면 일부 투자자가 이탈할 수 있다.
③ 헤알화 환율 유지될까
환율도 수익률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원화와 헤알화 사이의 가치에 따라 채권 투자 수익이 달라진다. 브라질 국채를 환헤지하기 위해선 연 3%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헤지 상품도 없다.
브라질 채권 투자자를 눈물짓게 한 헤알화 환율은 최근 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1년 690원을 넘던 원·헤알화 환율이 2016년 초 300원 밑으로 추락한 뒤 다시 360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환율에 대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은 “환율은 원화와 헤알화의 흐름을 다 봐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예상하기 어렵다”며 “환율이 오를 것이란 낙관론보다는 변화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④ 언제 사서 언제 팔까
브라질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됐고, 브라질 증시(보베스파지수)는 최근 1년간 50% 이상 급등했다. 채권투자 수익률도 같은 기간 70%에 달한다. 업계에선 당분간 브라질 관련 상품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이제 투자를 시작하려는 투자자는 과도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신 팀장은 “앞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브라질 기준금리가 연 10%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원·헤알화 환율이 300~40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여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환율이 헤알당 300원일 때 100헤알짜리 채권을 구입해서 10% 수익률을 내면 3만3000원(110헤알)이 되지만, 이 기간에 환율이 300원에서 200원으로 떨어진다면 3만원을 투자해 2만2000원만 돌려받는다. 10%의 이자를 받아도 평가손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매도 타이밍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2~3년 내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8% 중반 아래로 떨어질 경우 환매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급격한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으로 한두 차례 조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금리가 연 9~10% 사이에서 머물고 환율도 안정적이라면 장기 보유하는 것이 이득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