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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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대대적인 쇄신안을 공식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28일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하고 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실차장 장충기 사장을 비롯해 팀장 전원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계열사 각 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으로 돌아가게 된다. 매수 수요일 열리던 그룹 사장단 회의도 폐지된다. 미래전략실에 있었던 대관업무 조직도 해체된다.

앞서 발표한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 일정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해야 한다는 뜻도 재차 확인했다.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은 회사에서 사임함과 동시에 승마협회장도 그만둔다. 승마협회로 파견됐던 삼성 임직원들은 각 소속사로 복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미전실 해체는 이미 예고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미전실 해체는 요원해 보였지만, 지난주 내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본격 해체하게 됐다.

또한 삼성의 2인자로 불렸던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팀장들까지 모두 동반 사임하게 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그룹 안팎에서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도 또다른 조직이 역할을 할 것일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이번에는 책임자급들이 모두 물러나게 되면서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총수 직속 조직인 미전실은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해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이름으로 바꿨다. 2006년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자 삼성은 구조본을 축소하면서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명이 근무했다. 이번 쇄신안으로 소속 임직원들은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3개 주력 계열사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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