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소설 20위권에 13편…하루키 신작소설 상반기 출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스터리부터 가슴 저린 연애 이야기까지. 새해 서점가에 일본소설 바람이 거세다.

국내에 두터운 독자층을 가진 대형 작가들이 줄줄이 신간을 냈고 장르도 다양해 인기가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분위기다.

18일 교보문고의 2월 둘째주(8∼14일) 베스트셀러 집계를 보면 외국소설 분야 20위 안에 일본 작품이 13편 포함됐다.

통상 판매량에서 일본소설과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미권 소설은 나머지 7편 중 3편이었다.

일단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소설판이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자신의 애니메이션을 소설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에 담지 못한 스토리를 엮은 번외편 '너의 이름은. 어너더 사이드: 어스바운드(Another Side: Earthbound)'가 3위를 기록했다.

신카이 감독의 다른 소설 '초속 5센티미터'(17위)와 '언어의 정원'(18위)도 덩달아 순위권에 들었다.

일본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기린의 날개'는 출간되자마자 5위에 올랐다.

정통 추리소설인 '가면산장 살인사건'(9위), 판타지 분위기가 짙은 스테디셀러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2위) 등 히가시노의 작품 3편이 20위 안에 올랐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일본소설은 추리소설을 중심으로 순수문학에서 라이트노벨(애니메이션 풍의 장르소설)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15위), 쓰쓰이 야스타카의 '모나드의 영역'(20위)은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속한다.

시라코메 료의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3'(16위)이 판타지 소설에 일러스트를 입힌 라이트노벨이라면 오쿠다 히데오의 신간 '무코다 이발소'(13위), 에쿠니 가오리의 '벌거숭이들'(19위)은 순문학에 가깝다.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11위)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품이다.

순위권에는 없지만 일본 순수문학을 이끄는 히라노 게이치로도 신간 '형태뿐인 사랑'을 들고 국내 독자를 찾아왔다.

여배우와 디자이너의 사랑 이야기로, 히라노의 소설은 난해하고 추상적이라는 편견을 깬다.

국내에 한차례 소개된 책들도 표지를 바꿔 선보이며 일본문학 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위로 꼽히는 미야베 미유키는 2011년 국내에 소개된 'R.P.G.'를 '가상가족놀이'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됐다.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와타야 리사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번역을 손봐 청소년소설로 다시 나왔다.

인터파크도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일본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3.0% 증가했다.

외국소설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에서 35.7%로 늘었다.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문학MD는 "'너의 이름은.'과 '솔로몬의 위증'처럼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들이 판매량 증가에 일조했다.

경기침체와 싱글족 증가, 저출산 고령화 등 한국과 일본의 공통적 상황을 반영한 소설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문학 인기의 정점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키가 4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상반기 중 국내에 출간될 예정이다.

일본 현지에서 24일 발간되는 소설은 초판만 100만 부를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