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부수 1위 '타 네아' 직격탄…채권단·정부와 갈등

청년 실업률이 40%를 넘는 등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그리스에서 유력 언론사가 재정 문제로 신문 발행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스 미디어그룹 람브라키스는 전날 성명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일간 '토 비마' 주말판과 일간지 '타 네아' 발행을 며칠 내 멈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타 네아'는 그리스에서 발행 부수 1위에 있는 일간지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좌파 정책을 줄곧 비판해왔다.

람브라키스는 '타 네아' 외에 FM 라디오 채널과 인터넷뉴스 포털, 잡지 등을 소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활용 가능 재원이 부족해 신문을 인쇄할 수 없게 됐다"며 "다른 매체도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람브라키스는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부채 9천900만 유로(1천236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

일간 '토 비마'와 '비마 FM라디오'의 책임자인 안토니스 카라쿠시스는 "2010년 이후 계속된 그리스 경제난의 결과"라면서 이미 많은 매체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람브라키스는 채권은행들이 신문 판매, 광고 수익을 가져가면서도 신문 발행 길을 열어두지 않고 관리상태로 회사를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타 네아'는 2015년 말 발행 면을 축소한 데 이어 몇 달 전부터는 최고경영자가 탈세, 돈세탁으로 수사 대상이 되면서 경영난이 심해졌다.

그리스의 다른 대형 미디어그룹과 함께 현 정부에 대립각을 세웠던 람브라키스는 미디어 시장의 과점 체제를 깨뜨리려는 정부 정책의 표적이 돼왔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