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유수호 정치적 인연…유승민에 "아버지를 똑 닮았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29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나선 유승민 의원에게 "안보와 국방을 튼튼히 잘 지켜달라"고 말하면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설날 연휴인 이날 오전 바른정당 이학재·이혜훈·유의동 의원과 함께 청구동 자택을 찾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함)을 위해서는 국방이 튼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유 의원측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유 의원의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과 자민련 시절 함께 정치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

김 전 총리는 유 의원에게 "나라가 침체해 국민을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국회에서라도 활력을 넣어야지 무사태평으로 돼가고 어떻게 되느냐"라고 지적한 뒤, 유 의원이 "명심하겠다"고 화답하자 "그런 태도를 아버지를 똑 닮았다"고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30분간 김 전 총리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김 전 총리가 정치를 잘해달라고 당부했고 나라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최근 북한과 여러 문제를 많이 걱정하면서 국가 안보와 국방을 튼튼히 잘 지켜달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비판하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기가 막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인가"라며 거세게 비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또 김 전 총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해서도 "북한의 무기를 방어하기 위한 것인데 그것을 반대하다니 말도 안 된다"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서로 협력해 조금의 틈도 내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유 의원이 자신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8년간 활동한 점을 소개한 대목에서는 김 전 총리가 "(국가 안보에) 많이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 의원이 지난 2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첫 예방 대상으로 '충청권의 맹주'인 김 전 총리를 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왔다.

유 의원이 자신의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TK)을 넘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이자 기반인 충청권까지 지지세를 확장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유 의원 측은 통화에서 "일정이 허락되는 정치계 원로들부터 차례로 약속을 잡다 보니 JP가 첫 번째가 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