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 증시는 17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선언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정도 제거됐음에도, 앞으로 닥칠 브렉시트 협상 진로와 양상에 관한 여전한 불안감 때문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16% 내려간 7,220.38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13% 하락한 11,540.00에 장을 종료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6% 밀린 4,859.69로 문을 닫았다.

또한, 범 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0.17% 빠진 3,288.83에 거래를 마침으로써 모든 주요 지수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작년 6월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나온 메이 총리의 이날 개괄적 '설계도'에 따라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완전히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의 향배가 보다 분명해진 점은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협상 추이와 진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신중하게 반응했다.

특히 "영국은 EU를 떠나는 것이지, 유럽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거나,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고 의회 표결을 거치겠다는 한 메이 총리의 언급이 또 다른 차원의 불확실성을 유발할 것이라는 해석도 뒤따르며 하락장세에 영향을 끼쳤다.

종목별로 보면 런던 증시에 상장된 영국의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 주가는 미국의 담배회사 레이놀즈 아메리칸에 인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3.83% 미끄러졌다.

아울러 칠레 구리광산업체인 안톤파가스타 주가가 1.70% 밀리는 등 광산업체와 수출기업 주식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시장의 비관론을 반영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