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 전 물려주자"…부동산 증여 사상 최대
지난해 주택 토지 상가 건물 등 부동산 증여 거래 건수가 27만건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가 건물 등 비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의 증여가 특히 많이 늘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부동산 증여 건수는 26만9472건을 기록했다. 정부가 2006년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06년 증여 건수(19만2361건)에 비하면 10년 만에 40%(7만7111건) 늘었다. 증여 건수는 2012년(19만8403건) 이후 4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작년에는 전체 부동산 거래가 이전 연도에 비해 2.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여 건수는 오히려 늘었다.

증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토지다. 건축물 부속 토지를 제외한 순수 토지의 증여는 전년(16만4774건) 대비 4.93% 증가한 17만2904건을 기록했다. 전체 증여 건수의 64%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장은 “토지는 필지수가 많고 환금성이 떨어져 자녀 등에게 증여나 상속을 통해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증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상가·업무용 건물 등 비주거용 부동산이다. 지난해 전국 상가·건물 등의 증여는 총 1만5611건으로, 전년(1만3400건) 대비 16.5% 증가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매월 고정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증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