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수합병(M&A) 시장 대어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의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인수후보별로 최대 두 곳의 인수금융사만 선정토록 제한했다. 일부 후보의 인수금융 독점을 막아 본입찰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매각 측이 인수금융 선정에 관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성산업가스의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사모펀드(PEF)들은 매각주관사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인수자금을 지원할 금융사 선정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계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국민은행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은 KEB하나은행과 미래에셋대우, 국내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과 접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이례적으로 인수금융 과정에 지침을 제시한 것은 일부 후보들이 인수금융을 조달하지 못해 본입찰에 불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105년 홈플러스 매각 등 대형 M&A 과정에서 PEF들이 자금 조달에 실패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은 국내외 기업들이 대거 포기함에 따라 PEF 운용사 세 곳의 대결로 압축됐다.

주요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특정 후보의 인수금융을 도와줄 수 없도록 제한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인수금융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는 산업은행을 포함해 추가로 인수금융 주선사를 두 곳 이상 선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