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현대제철 등 잇따라 회사채 발행

기업들이 올해 들어서자마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고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자금을 확보해두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롯데쇼핑(AA+), 이마트(신용등급 AA+), 현대제철(AA), CJ E&M(AA-) 등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당장 만기 도래분이 없음에도 오는 23일 2천5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운영자금을 미리 마련하기 위해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 2~3회 오를 것이란 전망과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채권시장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도 현금상환보다는 회사채 차환을 택하는 분위기다.

이마트(AA+)는 이달 10일 4천3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회사 측은 이번 발행은 2014년 발행해 만기가 돌아오는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3천억원어치를 발행하려고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1조원의 뭉칫돈이 몰리자 1천300억원을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기관들이 우량물 위주로 포트폴리오에 담는 경향이 있다"며 "우량채 위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24일께 현대제철도 회사채 차환 목적으로 3천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 외 이달 중 CJ E&M이 1천억원, 파라다이스(AA-)가 1천억원어치 회사채를 찍는다.

삼성물산(AA+)도 이달 하순경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AA+)은 회사채를 연내 발행한다면서도 아직 발행 시기 및 규모를 정해놓지 않았다.

비교적 양호한 신용등급인 싱글 A급 회사채 발행도 이어진다.

CJ헬로비전(A+)은 이달 20일 회사채 및 기업어음 차환 목적으로 1천억원어치를 발행한다.

SK그룹으로 피인수가 무산되면서 지난해 8월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된 후 첫 회사채 발행이다.

이 외 한화케미칼(A+)과 한솔케미칼(A-)이 각각 5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선다.

한라(BBB)도 이달 중 5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라는 2012년 9월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을 두드린 것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1~2월 중 회사채 발행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앞당겨지면 3월에 '벚꽃 대선'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이달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의 방향성이 불확실한 점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에 불안감을 느낀 기업들이 3월이 오기 전인 1~2월에 회사채를 서둘러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