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혼한 장녀 규미 씨 등 일본 거주 가족 방한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출국금지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건너온 가족과 함께 제주 여행을 하며 신년을 맞았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그동안 보통 연말연시가 되면 일본으로 건너가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신년을 맞곤 했으나 올해는 출금으로 발이 묶이자 일본에서 건너온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았다.

신 회장은 부인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57) 여사와 장남 유열(30) 씨, 장녀 규미(28) 씨, 차녀 승은(24) 씨 등과 함께 제주 롯데호텔에 머물며 모처럼 단란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일본 국적인 신 회장의 부인과 1남 2녀는 거주지가 일본이어서 신 회장이 틈이 날 때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가족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장녀 규미 씨가 오랫동안 사귀던 일본인 남성과 약혼식을 거행하는 집안 경사까지 겹쳐 병신년(丙申年) 내내 각종 악재에 시달리던 신 회장이 모처럼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에 약혼한 규미 씨는 재작년 초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장남 유열 씨와 마찬가지로 일본 국적이며 일본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해외유학을 다녀왔다는 것 외에는 신상에 대해 특별히 알려진 것이 없다.

애초 신 회장은 출금 상태여서 도쿄에서 열린 장녀 약혼식 참석이 어려웠으나 자신이 불참하면 딸과 상대편 집안에 도리가 아니란 점을 특검 측에 간곡히 호소한 끝에 특별 허가를 얻어 짧은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내내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국회 청문회 출석, 특검 수사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신 회장이 모처럼 일본에서 건너온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신년 구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특검 수사 등으로 연말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하지 못한 신 회장이 가족과 신년맞이 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병신년에 만신창이가 됐던 그룹의 분위기를 다잡고 정유년(丁酉年)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신년 경영구상이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