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선장군' 아니지 않나…탈당 동조의원 많지 않을 것"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20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을 당할 때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대통령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해체를 선언한 친박(친박근혜)계 모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정당 안에서 정치적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의 찬성표가 상당수 나온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실제로 그는 "이번에 우리 당 안에서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대통령 탄핵을 앞장서서 선동하고, 출범한 지 서너달 밖에 되지 않은 지도부를 흔들어서 끌어내리려고 한 것은 정치적 신의 이전에 인간적 신의를 저버린 잘못된 것"이라고 비박계를 겨냥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비박계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추천을 받은 유승민 의원에 대해 "비대위원장이 됐을 때 전권을 주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건 정치적으로 참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라며 "대통령 탄핵하는 데 앞장섰다고 해서 개선장군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건 탈당의 명분이 되지 않는다.설령 누가 탈당을 결행한다고 해도 동조할 의원을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그분이 진보나 좌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치 일선에 나서기로 결심한다면 보수의 본령인 새누리당에 와서 당을 재건하고, 그 이상의 뜻을 두고 활동하는 게 좋은 판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현혜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