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찾지 못해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부지가 부동산 호황 분위기 속에 알짜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수도권 공공기관 사옥 부지는 대로변이나 교통이 편리한 곳에 주로 있고 업무지구를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택개발 등의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공공기관 떠난 자리, 뉴 스테이·아파트 '화려한 변신'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땅 용도를 놓고 관련 기관 간 갈등을 빚던 경기 용인시 옛 용인경찰대 부지다. 용인시와 국토교통부는 2013년 충남 아산시로 이전한 경찰대와 법무연수원 부지를 의료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용도로는 땅이 팔리지 않았다. 그러다 올 초 ‘뉴 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부지로 개발 방향을 틀었다. 이어 정찬민 용인시장이 이 부지 일부에 경기도청 유치를 추진하면서 용인의 핵심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 의왕시의 옛 한국농어촌공사 부지도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3년부터 이 부지 매각에 나섰으나 자연녹지로 묶여 있어 도시계획 변경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14년 말 디케이알제1차 펀드에 당초 2900억원대이던 매각 예정가격을 2614억원으로 낮추고 계약해지권까지 부여해 매각했다.

이곳은 최근 아파트 1774가구를 포함한 복합 대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이달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라는 이름으로 지하 2층~지상 43층, 12개 동, 전용 84~99㎡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신당동 도로교통공단 부지는 대규모 뉴 스테이 단지로 바뀐다. 전용 24~59㎡ 아파트 700여가구 규모다. KEB하나은행,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들이 공동 시행하고 반도건설이 시공을 맡는 ‘하나 유보라스테이’다. 공사를 진행 중이며 준공 전 임대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2019년 6월 입주 계획이다.

안양시 내 옛 안양만안경찰서 부지도 최근 주인을 찾았다. 이 땅은 2012년 안양만안경찰서가 신청사로 이전한 뒤 비어 있었다. 지난 9월 반도건설이 최저입찰가 294억원보다 39% 높은 408억원을 써내 낙찰자로 선정됐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명학역과 가까운 이 부지는 주거와 상업시설이 더해진 미니 복합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주거시설은 내년에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등 농업 관련 기관 7개가 지방으로 옮겨간 수원 서둔동 일대 부지에는 상업·문화·주거 복합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면적만 273만㎡에 달하는 이곳은 6개 지구로 나뉘어 개발될 예정이다. 1만2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지어질 계획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