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청와대 비서관 "禹 장인 찾아와 폭언…김병준·우병우 믿고 행패"
金 "우병우는 모른다…장인은 향우회 있으니까 뵌 것"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지난 2013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의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우 전 수석과 잘 아는 사이가 아니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내정자는 우 전 수석의 장인인 고 이상달 회장의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또 우 전 수석의 장인과는 동향으로 잘 아는 사이"라며 "정국수습 책임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추도식을 보도한 2013년 7월10일자 '고령신문'에 의하면 추도식에는 김 내정자 등 300여명이 참여했고,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 내정자만 추도사를 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추도사에서 "2003년 당시 서슬 퍼렇던 정권 초기 민원조사 과정에서 부당하다며 비서관에게 호통치던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며 "이는 청렴결백하고 투명한 경영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항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챙기셨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2003년은 참여정부 출범 초기 부정부패 척결 노력을 기울이던 때로, 김 내정자의 추도사는 참여정부의 활동을 부정하고 이 회장의 청렴을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현재 우 전 수석은 형식적으로 사라진 것이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원비서관을 지낸 양민호 전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내정자가 우 전 수석의 장인이 저를 향해 혼냈다는 얘기를 접하고는 어이가 없었다"면서 "당시 이 전 회장은 제 사무실로 찾아와 부당하게 협박과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러던 중 김 내정자가 전화해 '잘 모르는 고향 선배 분인 이 회장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전화가 왔다'고 해서, 요지를 설명드렸다.

그랬더니 소신껏 하라고 격려를 해주더라"라면서 "지금 생각하니 이 회장이 김 내정자와 사위인 우 전 수석을 믿고 행패를 부린 것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고 남겼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이에 대해 이날 종로구 삼청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전 수석은 모른다"며 "우 전 수석의 장인 이 회장은 경북 고령의 향우회 회장이다.

향우회가 있으니까 뵌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은 1993년부터 기흥골프장 운영권 양도비리 사건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경찰 수뇌부 5명이 이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검찰은 지병을 이유로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주임검사가 정홍원 전 국무총리이고, 우 전 수석은 창원지검 밀양지청에서 근무 중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