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등 지원사업 성과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공개
농어촌 지역은 '어린이집 사각지대'…저녁돌봄 효과 미미
신혼부부 대상 미임대 국민임대주택 우선 지원사업 실적 '0'

정부가 저출산 해소를 핵심과제로 삼고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기존 대책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어린이집은 여전히 태부족이고, 신혼부부에게 우선적으로 미임대 주택을 지원하는 사업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일 보육 등 지원사업 성과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15건의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의 어린이집 공급률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 55.4%에서 89.2%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공급률은 영유아 인구수 대비 어린이집 총정원의 비율로, 전국 평균은 65.4%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가 89.2%로 가장 높았고, 전북 79.2%, 강원 78.0%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산(55.4%), 울산(57.8%), 서울(58.0%) 등은 공급률이 낮았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는 어린이집 부족 현상이 심각했다.

감사원이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어린이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어린이집 미설치 지역의 95.5%가 농어촌 지역이었다.

또 농어촌 지역의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는 9만2천여명으로 대도시 지역(3만4천여명)보다 훨씬 많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국공립 어린이집 152개 가운데 109개(71.7%)가 대도시 지역에 집중됐고, 농어촌 지역에 만들어진 어린이집은 43개(28.3%)에 불과했다.

직장어린이집 설치도 기준 미달이었다.

감사원이 지난해 기준으로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사업장 1천143곳을 조사한 결과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은 사업장이 47.1%(538곳)에 달했다.

또 20개 의무사업장은 2년 이상 연속으로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 복지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 사업장 가운데 19곳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일선 초등학교에서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후 5시∼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저녁돌봄 교실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원이 경상북도의 23개 시·군을 표본으로 저녁돌봄 서비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저녁돌봄을 운영하는 학교는 32개, 학생 수는 329명에 불과했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 지원사업도 엉망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부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임대주택 신규 공급시 입주 3개월 전까지 20% 이상이 미임대로 남으면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시행을 맡겼다.

그러나 LH공사는 2013년∼2015년 미임대 주택 1천828호가 발생했는데도 신혼부부에게 우선 분양 공고를 내지 않았고, 신혼부부는 한 채도 우선 공급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는 이를 모른 채 추진 실적을 100%로 평가했다가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