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회 정자 터' 복원 대신 역사문화공원 조성키로
'랜드마크 존' 3곳 지정 독특한 디자인 건축물 주문
성수대교 남단 아래에는 지하도로 뚫어 지구 동서 연결
공공기여 15%·35층 층고 제한…주민 반발 커 사업 지연될 수도
그러나 압구정 지구 일부 주민이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 등에 반발하고 있고 강남구도 35층 층고 제한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나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압구정역에 40층 주상복합
서울시가 마련한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이곳 24개 단지는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통합된다. 1-1블록(미성1·2차), 1-2블록(신현대아파트), 2블록(현대1~7차·10차·13차·14차), 3-1블록(한양4·6차·현대8차), 3-2블록(한양1~3차), 4블록(한양5·7·8차) 등이다. 서울시는 특별구역별로 현상설계 등을 통해 독특한 도시경관을 연출하는 건축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중심시설용지인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SM엔터테인먼트 빌딩(SM타운) 부지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다.
서울시는 “용적률, 높이, 구역별 공공기여 비율은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등 기존 상위계획 기준을 준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강변 최고 35층 이하, 용적률 최대 300%가 적용된다. 평균 공공기여 비율은 15%로 결정됐다. 일부 지역이 종상향되는 2블록(구현대아파트 지역)은 16.5%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구현대아파트의 굴곡부 한가운데에 2만5000㎡ 면적의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선시대 ‘한명회 정자’가 있던 자리로, 서울시는 당초 정자를 복원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역사문화공원으로 방향을 바꿨다. 한강 조망을 위한 최고 입지로 꼽히는 만큼 조망 명소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세부 개발계획을 마련할 때 한강변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도입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압구정역(지하철 3호선) 1번출구 인근인 현대 6·7차 일부 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된다. 압구정역 주변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최고 40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구역을 ‘랜드마크존’으로 지정해 압구정역 상권을 대표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압구정초교는 압구정고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다.
압구정 아우르는 순환도로
서울시는 도로 계획도 정비했다. 우선 압구정역 오거리를 사거리로 정비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정형 교차로를 개선함으로써 교통혼잡이 완화될 것”이라며 “주거단지 모양도 정형화돼 토지 이용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성수대교 남단에는 입체보행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다리 아래로 좌우를 연결하는 지하도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좌우가 단절돼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압구정지구 외곽을 연결하는 순환도로도 건설한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마련한 올림픽대로 위 덮개공원, 역사문화공원에서 한강을 가로질러 압구정과 남산 녹지축을 연결하는 1㎞ 길이의 보행교 설치 계획은 백지화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주민이 부담을 지는 것으로 설계한 계획인데 실용성이 떨어지고 주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공기여 부지 논란일 듯
서울시는 이 지구단위계획을 13일부터 2주간 공람 공고한다. 취합한 주민 의견과 관계부서 협의 결과를 반영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한다. 내년 1월부터는 압구정지구에 대한 광역교통영향평가에 착수한다. 서울시는 내년 4월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공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압구정 단지를 50층 이상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해 한강변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역사문화공원 부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광역교통영향평가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투트랙으로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라며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 행정적 지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