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악화된 건강 비관한 듯…

광복군에서 활동한 애국지사 조동빈(92) 옹이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께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조동빈 옹이 거주하는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투신했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원이 조 옹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옹이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옹은 최근 가족들에게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된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은 조 옹이 자주 찾는 보훈시설에서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향했고, 시설 관계자가 이른 귀가 이유를 물었지만 조 옹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아파트로 향한 조 옹은 자신이 거주하는 2층이 아닌 10층으로 올라갔다.

조 옹은 아파트 10층 복도 난간에 한동안 걸터앉아있었고,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이 "내려오시라"고 만류하면서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건강 악화에 따른 신변 비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평양 태생인 조 옹은 1945년 일본 도쿄에서 중학교에 다니다 강제징용을 거부하고 상하이로 건너간 뒤 광복군에 입대해 임시정부 선전과 재정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했다.

그 공로로 1963년에 대통령 표창,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천안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so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