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왕십리동에 들어설 예정인 ‘컬처스트리트’(왼쪽)와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 조감도.
서울 하왕십리동에 들어설 예정인 ‘컬처스트리트’(왼쪽)와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 조감도.
“식음료 중심의 상가는 가라.” 식음료 이외에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 문화관광형 상가가 뜨고 있다. 기존 상가는 대부분 식음료 매장 중심이었다. 그러나 젊은 층의 경우 입맛 취향도 빠르게 변하면서 식음료 매장의 집객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이는 상가 가치 하락과 상가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곤 한다.

문화관광형 상가가 주목받는 건 식음료 중심 상가의 이런 약점을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상가는 문화·관광지 인접 지역, 유동 인구가 많은 역세권 등에 주로 자리한다. 최근엔 상가 자체적으로 문화행사를 꾸준히 열어 입소문을 통해 집객을 늘리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오감 사로잡는 '문화·관광형 상가' 뜬다
집객 효과는 상가 가치와 직결된다. 국세청의 2016년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 자료에 따르면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건너편 J타워 1층 상가 기준시가는 ㎡당 829만5000~919만6000원이다. 반면 200m밖에 거리가 차이 나지 않는 잠실 아이파크 1층 상가 기준시가는 622만2000~871만2000원으로 낮아진다. 상가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올 2분기 부산에서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한국감정원 조사)은 연 2.61%의 해운대 상권이다. 같은 기간 부산 주요 핵심 상권의 투자수익률이 평균 2.05%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다. 해운대는 관광특구로 유동 인구가 많고 문화시설도 다양한 게 강점이다.

올해 분양한 상가들도 문화관광형 상가들이 적지 않다.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최근 분양한 한류월드 내 복합단지 킨텍스원시티의 상가는 분양한 지 2주일도 채 안돼 114개 점포(전용면적 12~138㎡)가 모두 팔렸다.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 킨텍스역에서 MVL호텔, K컬처밸리를 연결하는 길목에 있다 보니 주목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은 광교 호수공원을 품고 있는 상가다. 호수공원은 연간 300만명 규모의 방문객이 찾는 곳으로, 경기도시공사는 이곳 호수공원에 250억원 규모의 멀티미디어 분수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체 문화시설을 도입하는 상가도 있다.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하왕십리동에서 분양 중인 왕십리 센트라스 6획지 ‘컬처스트리트’는 문화시설 공간과 이벤트 광장을 조성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1번 출구와 상가 지하 1층이 연결된 장점을 활용해 유동 인구를 최대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상가는 전용 27~361㎡ 119개 점포이며, 이 중 72개가 일반분양된다.

정우건설산업이 경남 양산시에서 조성하는 ‘라피에스타 양산’도 문화를 결합한 상가로 꾸민다. 넓은 돔은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으로 활용하고, 5~6층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게임존을 조성할 예정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조성 중인 ‘라베니체 마치에비뉴’는 연 매출의 10%를 각종 이벤트 행사 등에 재투자하고 있다. 1~5차 상가 248실은 분양을 완료했고 6·7차를 공급 중이다.

한 상가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쇼핑 자체를 즐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문화관광형 상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