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승한 한화운용 에쿼티팀장>
<사진: 장승한 한화운용 에쿼티팀장>
중소형주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대형주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살아났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 개선에 힘입은 대형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상당 부분 상승한 대형주와 한동안 약세를 보인 중소형주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대통령 선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협상 등 굵직한 대외 변수가 많아 투자 전략을 짜기 쉽지 않다.

장승한 한화자산운용 에쿼티본부 퀀트운용팀장(사진)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에도 대형주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 올해 코스피 대형주 7% 상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지난 9일까지 7.9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형주는 1.37% 하락했고, 소형주 지수는 5.43% 오르는데 그쳤다.

대형주는 코스피 시가총액 1~100위권 내 종목이다. 300위권까지는 중형주, 그 이하는 소형주로 분류한다.

올해 대형주 지수가 강세를 보인 건 정보기술(IT)과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과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늦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적어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12월 한 차례 인상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장 팀장은 시장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들이 기업 실적 개선, 미국 금리 인상 지연으로 대형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Fed가 실제 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는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최근 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과 달리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는 그리 좋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도 글로벌 투자 자금이 신흥국에서 급격히 빠져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Fed가 시장 친화적으로 완만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보다는 IT와 철강, 조선 등 코스피 대형주의 실적 개선 여부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게 장 팀장 의견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상반기 코스피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노력과 저유가 효과가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장 팀장은 "대형주 위주의 실적 장세가 하반기에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대형주 강세 흐름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ETF, 저성장 시대 경제적인 투자

장 팀장은 대형주 중에서도 특히 고배당 대형주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는 전통적으로 '배당주의 계절'로 불리는데 연말 배당을 노린 주식 매수는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들어오는게 일반적이다. 또 프로그램 매수는 대형주에 쏠린다는 설명이다.

그는 "운용사들은 통상 코스피200 종목 안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한다"며 "따라서 (배당 투자 역시) 대형주 위주로 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장 팀장은 그 중에서도 배당 ETF를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꼽았다.

ETF는 코스피200등 특정 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수연동형 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TF와 인덱스를 포함한 것이 이른바 '패시브'(수동적) 펀드다.

장 팀장은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투자 시) 비용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고 있다"며 "보수가 저렴한 패시브, 특히 ETF 쪽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배당 ETF가 하반기 가장 효과적인 투자 전략 중 하나"라며 "배당 ETF 중에서도 대형주 비중이 높은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운용은 국내 운용사 가운데 패시브펀드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 상품 중 '한화아리랑고배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를 훌쩍 넘는다. 최근 3년 수익률도 8.73%로 양호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