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의 손재주, 해외서 경쟁력 있어"
“한국인의 손재주를 뽐낼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키울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을 돕는 게 제 역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패션디자이너 모임인 대한패션디자이너협회(KFDA)의 21대 회장이 된 김정현 짜임 대표(사진)는 “K패션이 역사가 짧고 서양 복식이라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인의 손재주와 세심함을 살리면 프랑스 이탈리아 등 패션대국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KFDA는 1961년 문화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한국 최초의 디자이너 모임이다.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조직이다. 3년 임기 동안 가장 주력할 사업에 대해 묻자 김 회장은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행사와 연계해 패션쇼를 여는 등 새로운 형태의 문화소비 플랫폼을 구축하고, 미국 뉴욕 소호지역 등에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쇼룸 겸 편집숍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짜임 대표로서 지난 5년 동안 해외 30여개 전시회 및 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이끌겠다는 것. 김 회장은 “신진 디자이너는 패션쇼 무대에 한 번 올리기가 힘들다”며 “브랜드의 역사와 스토리를 중시하는 유럽보다는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뉴욕 무대에서 먼저 유망한 한국 디자이너들이 쇼를 열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그가 느낀 한국 패션업계의 문제점은 뭘까. 김 회장은 “우리나라 디자이너는 디자인에만 몰두하기도 힘든데 마케팅, 경영, 판매 등 다른 일도 직접 다 해야 한다”며 “해외에선 바이어와 기획사, 유통 등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디자이너가 오롯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는 데 10년, 20년이 걸린다면 이를 앞당기는 것이 KFDA 회장의 역할”이라며 “동시에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해외진출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