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나 팔찌,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가 사물인터넷 등과 융합해 활용되고 있다. 핏빗 제품의 경우 손에 차거나 몸에 걸치면 운동이나 야외 활동량, 건강 지수를 측정할 수 있다. 제임스 박 핏빗 대표가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앞서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시계나 팔찌,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가 사물인터넷 등과 융합해 활용되고 있다. 핏빗 제품의 경우 손에 차거나 몸에 걸치면 운동이나 야외 활동량, 건강 지수를 측정할 수 있다. 제임스 박 핏빗 대표가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앞서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보여주고 있다.
“상상하고 편집하라. 그러면 세상의 모든 가용한 기술들이 당신과 회사를 위해 일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통하는 메시지다. 무한한 상상력과 수많은 혁신적 기술을 융합하고 편집하는 집단지성 활용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대부분 기업은 당장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다. 인더스트리4.0의 핵심 촉진 기술로 거론되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는 이미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경영자들은 이를 알고 있지만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나 발 빠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부러울 뿐이다. 스타트업 중에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 되는 ‘유니콘 기업’이 세계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촉진기술에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 보안, 통신, 센서, 로봇, 3차원(3D)프린팅, 바이오, 신소재 등도 포진해 있다. 이런 기술은 이미 가격적으로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들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센서의 비용은 10년간 평균 개당 1.3달러에서 60센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선 통신 속도도 10년간 40배 빨라졌는데, 비용은 10년 전 수준 그대로다. 결과적으로 단가는 40분의 1 정도로 내려왔다. 프로세서 속도도 60배 빨라졌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도 곳곳에 널려 있다. 게다가 상업용 무선 통신은 거의 무료다. 사이버보안 솔루션 비용도 기기당 1달러 선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 주소는 무한대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비약적인 기술 덕에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혁신 기술 및 기존의 사업 아이템과 영역을 융합하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센서, 클라우드를 접목하면 자율주행형 전기차가 나온다. 비슷한 방법으로 스마트 가전도 구상할 수 있다. 성공한 기업의 예를 살펴보면 이런 시대적 요구가 얼마나 시급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전통적인 시계나 팔찌,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나 만보계와 같은 기능 상품이 사물인터넷과 융합된 지 이미 오래됐다. 이런 일을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 중에는 핏빗(Fitbit), 미스핏(MISPIT), 무브(MOOV), 좌본(JAWBONE), 위딩(Withing) 등이 있다. 이름도 생소한 이런 기업들이 10년 전에는 구경할 수 없던 깜짝 놀랄 만한 스마트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핏빗의 제품은 디자인이 뛰어난 스마트기기로서 손에 차거나 몸에 걸친다. 이는 운동이나 야외 활동량, 건강 지수를 측정하고 관리해주는 기기다. 미스핏에서 출시한 상품은 전통적인 시계나 액세서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도 탁월하다. 그런데 수영, 달리기, 자전거, 롤러스케이팅 등과 같은 야외 활동에 대한 활동량과 건강 측정은 물론 숙면관리, 건강, 다이어트 관리까지 해주는 스마트기기다. 현관의 벨이나 잠금장치도 사물인터넷, 센서, 무선통신과 융합된 스마트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어거스트(August)는 집주인이 멀리 집에서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누가 와 있는지 볼 수 있고, 집에 있는 것처럼 택배 배달원 등과 소통할 수 있다. 원격으로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펜션의 경우 이 기기를 설치하면 현관 비밀번호를 원격지에서 매일 바꿀 수 있어 열쇠를 전달하러 수시로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서비스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자라(zara)가 1등 의류업체가 된 것도 빅데이터 덕분이다. 주말에 더 많은 아기 기저귀와 맥주를 함께 판매해 성공을 거둔 영국 백화점 막스앤드스펜서도 빅데이터를 응용했다.

산업 현장은 어떤가. 사물인터넷이 제조 플랜트나 에너지산업과 융합해 만들어 내는 사업모델은 이미 오래된 전통 기업의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프레딕스’라는 산업인터넷 플랫폼은 제조 및 장치산업의 현장 운영 관리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 예지적 유지 보수는 물론이고 에너지 관리, 자산 관리 등 획기적으로 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라이티드(Enlighted)라는 작은 기업은 스마트센서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한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사무실의 에너지 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쾌적함을 제공하면서도 에너지 절약을 이뤄내는 것이다.

[한경 BIZ School] 신산업 여는 '기술 융합'…상상하고 편집하라
농장도 변신 중이다. 하베스트 오토메이션은 로봇과 사물인터넷을 융합해 식물 관리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스마트하게 처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 사업모델을 새로운 기술과 융합할 것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변화 앞에서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세계 시장에서는 인더스트리4.0 촉진 기술을 응용한 창의적 기업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 제조 기반을 인더스트리4.0의 촉진 기술로 상상하고 편집하고 있는 것이다.

한석희 <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