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놔…"노동시장·경제활동 지표" 주로 고려할듯
브렉시트 "단기적으로는 영향 미미"…"중·장기로는 여전히 불확실 요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위한 조건이 곧 충족될 것이라는 주장이 여러 명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에 의해 제기됐고, 그에 따라 조기 금리인상 여부를 둘러싼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은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한 선택지를 열어두는 편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지만,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에서의 잠재적인 동력을 측정하기 위한 자료를 축적하는 일"을 추가 금리인상의 선행 조건으로 언급했다.

이런 내용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수록됐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회의록에 따르면 추가 금리인상 조건이 "충족됐거나 곧 충족될 것"이라고 주장한 FOMC 위원들이 주로 내세운 근거는 고용 호조였다.

지난 5월 2만4천 건에 그치며 '고용 쇼크'를 불러일으켰던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지난 6월에 29만2천 건으로 급증한데 이어 지난 7월에도 25만5천 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FOMC 참가자들은 "지난 5월 지표가 매우 부진했지만 고용시장의 여건은 계속 견조했고 지연요인(slack)도 계속 감소했다"는데 동의했다.

"두 명"의 FOMC 위원은 지난달 회의 때 기준금리를 올리자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연준이 금리를 0.25∼0.5%로 동결하기로 결정할 때 공식으로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 뿐이었다.

이에 대해 신중론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생길 "수요에 대한 충격을 견딜 정도로 경제 성장세가 강함을 뒷받침할 경제활동 자료가 나타날 때까지" 추가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신중론자들은 "물가 인상 속도가 현재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지더라도 정책 당국은 그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다"는 의견도 보였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올해 들어서는 아직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

이런 격론을 거쳐 FOMC 참가자들은 "통화 완화 정책을 없애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에서의 잠재적인 동력을 측정하기 위한 자료를 축적하는 일이 신중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다.

이들은 "통화정책의 선택지를 계속 열어두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편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어 FOMC 참가자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원회(FOMC)의 전망과 그런 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에 의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연준은 금리동결 결정 성명에서 "경제전망에 대한 단기 위험요인이 사라졌다"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상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날 발표된 회의록에는 "참가자들(FOMC 위원들)은 경제전망에 대한 단기 위험요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시각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의록에는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금융시장에서의 여건이 빠르게 회복된 일은 미국 경제전망의 단기 불확실성을 줄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많은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가 미국에서 기업 경기에 "거의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FOMC 위원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미국 이외) 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요인이고, 그에 따라 미국의 경제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그에 따라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여파를 "계속 주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FOMC 위원들은 중국의 외환시장정책이나 중국의 부채 증가에 따른 문제도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중기적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중의 하나로 지목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FOMC 회의록에 대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하지 않은 언급들이었으며, 브렉시트 같은 외부 요인들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많았다고 평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