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은 시몬 바일스(19·미국)가 '체조 여제' 대관식을 위해 마치 정해진 수순을 밟는 분위기였다.

당초 도마는 바일스의 취약 종목으로 꼽혔지만, 브라질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5관왕을 노리는 바이스가 맡겨놓은 금메달을 찾아오는 듯했다.

바일스의 경쟁상대로 꼽혔던 2014년 세계선수권 도마 챔피언 홍은정(북한)은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섰지만, 바일스를 넘어서기 위해 2차 시기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다 착지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41살로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역대 최고령인 옥사나 추소비티나(우즈베키스탄)는 1차 시기 착지 중 중심을 잃고 한 바퀴를 굴렀고, 디파 카르마카르(인도)도 착지과정에서 엉덩이가 살짝 바닥에 닿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마리아 파세카(러시아)는 1, 2차전 합계 15.253점이었지만 바일스를 위협할 수준이 못됐다.

바일스의 차례가 되자 체육관은 바일스의 홈그라운드인 듯 환호가 터져나왔다.

바일스는 전력으로 도움닫기해 구름판을 밟은 뒤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자신의 연기를 펼치고 착지까지 완벽히 마무리했다.

1, 2차 시기 평균 15.966점을 기록, 2위 파세카에게 0.713점 앞섰다.

2위와 최하위인 8위의 점수 차가 0.437점에 불과한 것은 바일스가 다른 차원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감독과 포옹 후 무대를 내려온 바일스는 다른 선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미 이번 대회 금메달 시상대에 2번이나 올랐던 바일스는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었고, 점수가 뜨고 관중들의 환호가 나오자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직전 남자 마루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브라질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에 젖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145cm의 단신 바일스는 익숙한 듯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인사를 한 뒤 성조기가 올라가는 장면을 지켜봤다.

바일스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우승 후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던 데 대해 "기뻤다"면서 "점수를 보려 했을 뿐이다.

점수를 보고 해낸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는데 성공해 매우 신났다"면서 "(미국 여자 선수 최초로 도마에서 우승한 데 대해) 몰랐지만 이제 안다.

매우 좋다"고 답했다.

바일스는 불혹을 넘긴 추소비티나에 대해 "놀랍다.

계속 선수생활을 하고 있고, 잘 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바일스 자신도 40대까지 현역으로 남고 싶은지 묻는 말에 "노"라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바일스는 계속되는 질문에 "30살에도 안 될 것이다.

그때쯤에는 가정을 꾸려야 한다"고 웃었다.

그러나 2020년 도쿄 올림픽때인 23살 때까지는 어떨지 질문이 계속되자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