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부실채권(NPL)물건에 투자할 자금모집이 처음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월말 설립된 레알크라우드(대표 박진환)는 대구광역시 서구에서 NPL 물건으로 나온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10만4900여㎡(3만1700여평)에 감정가 1350억원 규모 건물의 매입자금 일부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건물매입은 12조원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홍콩계 글로벌 사모펀드가 주도로 국내 분양대행사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추진 중이며 레알크라우드는 빠르면 이달 말 온라인을 통해 자금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모집규모는 총매입액의 2% 수준인 25억원으로 알려졌으며, 적용금리 18%에 상환기간은 12개월로 예정돼 있다. 투자자는 투자금액의 연 18%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받게 되고 12개월 뒤에는 원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박진환 레알크라우드(주) 대표.
박진환 레알크라우드(주) 대표.
레알크라우드는 “홍콩계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대형 로펌의 감정분석에 따라 통매입을 결정할 만큼 안정적인 수익률이 검증된 건물에 투자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며 “첫 NPL 물건 투자인 만큼 투자자의 안정성 보장을 위해 조달규모를 25억원 수준에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자금조달이 시작되면 그동안 연립 빌라 등 주택시공 자금조달에 집중됐던 부동산 분야 크라우드 펀딩이 부실채권(NPL) 물건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레알크라우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재무 개발 분양업무를 다뤄온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설립돼 부동산 분야 네트워크 및 투자검증 측면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다른 부동산 분야 크라우드 펀딩업체와 차별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소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 모은 뒤 각종 위험요인을 거른 주택사업자 등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부동산 분야 크라우드 펀딩 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부동산 분야 크라우드 펀딩은 일시적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해진 부동산 개발주체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수준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소액자금을 마땅히 굴릴 데 없는 30대 젊은층은 단기간의 고수익 기대감으로 투자에 속속 나서면서 크라우드 펀딩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