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정현 대표가 직면할 과제는 그 어떤 시기의 당대표보다 엄중한 것들이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이념적 정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총선에서 그토록 무참한 패배에 직면했던 것은 새누리당 내의 이념적 혼선이 그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념적 표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전략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배태된 것이지만 유승민 파동, 친박 대 비박의 대립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심각한 혼선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20대 개원 국회에서는 원내대표가 전통의 가치관과는 전혀 다른 기조의 연설을 하는 등 심각한 이념의 무정부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이념의 혼선은 당으로서도 그렇지만 복지와 성장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쳐 전에 없던 불안정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정현 대표는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새누리당의 재건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라야 정치로부터 시민생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올바른 좌표 위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극도의 경기부진, 청년 실업의 급증에다 북핵 문제 등으로 온통 불안과 실망만이 가득 내려앉아 있다. 특히 비대한 국회권력을 제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정현 대표는 정면돌파할 각오가 돼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