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수·종목 장악력 등 종합분석…레이 유리·칼 루이스 뒤이어

1896년 첫 근대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이래로 31차례에 걸쳐 개최된 올림픽에 출전한 전 세계 수많은 선수 가운데 종목을 불문하고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을 만한 이는 누구일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창 활약 중인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1)를 꼽았다.

올림픽에서 4개 이상 금메달을 딴 역대 선수 165명을 대상으로 개인·단체전에서 획득한 총 금메달 수, 출전경기당 금메달 수, 금메달을 딴 종목 수, 출전한 올림픽 대회 수, 한 종목에서 연속으로 정상에 오른 햇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순위다.

그 결과, 펠프스는 2.76점으로 레이 유리(미국·육상·1.57점), 칼 루이스(미국·육상·1.47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에 등극했다.

다음은 헝가리 펜싱의 얼러다르 게레비치와 루돌프 카르파티, 미국 수영의 마크 스피츠, 핀란드 육상의 파보 누르미 순이다.

여성 중에서는 독일 카누의 비르기트 피셔가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펠프스는 이번 리우 올림픽 남자 계영 400m에서 통산 19번째 금메달을 딴 최고의 다관왕이다.

펠프스는 출전 시 금메달을 딸 확률에서는 76%로 미국의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100%), 칼 루이스(90%), 영국의 조정 선수 스티브 레드그레이브(83%)에는 크게 뒤처졌지만, 워낙 금메달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터라 안정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 종목에서 얼마나 오래 장악력을 보였는지도 중요한 기준인데, 펠프스는 접영 100m에서 2004년부터 3차례 연속해 금메달을 땄고 이번 올림픽에서 4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종목 간에 선수들이 얻는 기회가 서로 다르다.

계영이 있는 수영은 선수들이 한 대회에서 메달을 여러 개 따기에 비교적 유리하다.

펠프스도 계영을 뺀 금메달 수만 따지면 11개로, 유리(10개)와 큰 차이가 없다.

이를 고려해 개인전에서 획득한 메달과 출전경기당 메달 수 등 여러 기준을 종합해 순위를 다시 내면 유리가 2.19점으로 펠프스 2.04점에 앞서게 된다.

시대적 운도 따라줘야 한다.

제시 오언스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쓸었으나 2차대전으로 한동안 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으면서 금메달을 추가할 기회가 없었다.

'수영 여제' 크리스틴 오토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무려 6개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그보다 4년 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는 모국인 동독이 올림픽을 보이콧해 출전할 수 없었다.

금메달 수를 계산할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유리가 딴 금메달 10개 중에서 2개는 1906년 아테네 중간 올림픽에서 나왔으나 이 대회는 개최 당시와 달리 이후 공식 올림픽 대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