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피아트크라이슬러에 속한 마그네티 마렐리를 통째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이 회사를 전부 인수하면 인수가가 30억달러(약 3조3500억원)를 웃돌아 삼성전자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 중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일부 사업부만 매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마그네티 마렐리는 1919년 설립돼 지난해 73억유로(약 9조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19개 국가에 4만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12개 연구개발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사업 부문 중 차량 조명,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기술)에 삼성전자가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소식통은 “삼성전자는 인수 협상을 올해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2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자동차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 딜의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관련 사업 역량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다. 마그네티 마렐리가 보유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은 삼성전자가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도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