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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해외여행 가며 9급 월급만큼 받는 실업급여…이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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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고용센터 소속 MZ 공무원의 쓴소리

    "실업급여 무제한 반복수급
    오히려 청년층 구직의욕 꺾어
    해외취업자 실업급여 없애야"

    관악센터서 근무하는 20대 9급
    내부 게시판에 의견 제시해 반향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구직 활동 중에 해외여행을 가도, 온라인 취업 특강 하나만 들어도 9급 공무원 월급만큼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독] "해외여행 가며 9급 월급만큼 받는 실업급여…이게 맞나요"
    고용노동부 서울관악고용센터 소속 9급 공무원 김시형 주무관(28·사진)은 23일 전화 통화에서 “이런 게 대표적인 세금 낭비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이 된 지 1년이 조금 지난 김 주무관은 지난해 실업급여를 최다 인정(1만2345건)해 센터에서 포상금을 받을 정도로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김 주무관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 실업 인정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실업급여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현장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달 초 고용부 직원 게시판인 ‘백인백색’에도 실업급여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고용부가 발표한 실업 인정 기준 개선안은 반복해서 실업급여를 타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반복 수급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활동계획서 수립’을 의무화하고 고용센터 출석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주무관은 “인증 서류를 한 장 더 제출한다고 반복 수급이 사라질 수 없다”며 “현장에서 증빙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지시에 강하게 반발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꼬집었다.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대책이라는 의미다.

    [단독] "해외여행 가며 9급 월급만큼 받는 실업급여…이게 맞나요"
    그는 백인백색에 올린 게시글에서도 “하루 120건 넘어가는 (실업급여) 인정 신청서를 전화를 받아서 응답률도 신경 쓰고 민원도 친절하게 받으면서 6시에 집에 갈 수 있느냐”며 “나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FM(규정)대로 한다고 하는데, 요즘 들어 대충대충 신청서를 확인하고 처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왜 실업 인정 업무를 한 사람의 양심으로 굴러가게 만드냐”고 지적했다.

    김 주무관은 해당 게시글에서 “과연 실업 인정 기준을 강화한다고 수급자가 줄어들겠냐”며 “가장 쉽게 수급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인정’ 기준 강화가 아니라 ‘수급 자격 강화”라며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구직급여 일액(실업급여 액수)을 줄이고, 지급 일수도 단축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실업급여는 실직자 연령과 고용보험 가입 기간에 따라 120~270일 동안 받을 수 있다. 반복해서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기간 제한이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김 주무관은 이날 통화에서도 “실업급여는 취업할 때까지 실질적인 ‘생계 안전’을 위해 지급되는 돈인데 현행 제도는 청년층의 구직 의향을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업급여 일액, 지급 기간을 줄이는 근본적인 제도 개편은 국민들 눈치만 보며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김 주무관은 ‘워킹홀리데이’ 등 해외 취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해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월급을 받으며 일하면서도 실업급여를 받는 부정수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김 주무관은 “현지에서 취업 후에도 취업 신고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아도 (고용부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실업 인정 업무 중 가장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실업급여 제도의 근본적인 제도 개편 없이 실업 인정 기준만을 강화하는 것은 탁상행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주무관은 “인력 충원, 인프라 보충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 실업급여 담당자에게 재취업 활동 계획 수립까지 도우라는 것은 전문성과 인력 낭비”라며 “수사권도 없는 담당자가 하루 100명도 넘는 신청자의 구직활동을 일일이 감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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