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양궁·핸드볼·사격 등 비인기 종목 주로 후원
삼성그룹 김재열 사장·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등 브라질 날아가 응원도

재계팀 = 4회 연속 종합순위 10위권에 들겠다는 '10-10' 목표를 내걸고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의 든든한 후원자 중 하나는 재계다.

대기업들은 축구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종목뿐 아니라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 때에만 잠깐동안만 관심을 끄는 비인기 스포츠에 대해서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로 31회째를 맞는 리우올림픽에도 대기업 총수와 CEO 등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까지 날아가 열띤 응원전을 펼치는 등 선수단을 후원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회협력담당 사장이 리우올림픽 현장을 찾아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사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 국제빙상연맹(ISU) 집행 위원, 평창올림픽 조직위 국제담당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박상진 사장은 대한승마협회장이다.

삼성은 빙상과 승마, 육상 종목에 협회 회장사로 참여하면서 적극 지원해왔다.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김상항 전 삼성생명 사장이,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오동진 삼성전자 고문이 맡고 있다.

앞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김재열 사장 등 삼성 대표일행은 지난달 8일 서울 태릉선수촌을 찾아 선수단에 격려금 5억원을 전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은 와병 중이라 선수단을 직접 격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시작해 1998년부터 올해까지 10회 연속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비인기 종목 중 하나인 양궁을 30년 넘게 후원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시작돼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이어진 양궁 사랑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양궁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1985년에서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맡으면서 양궁 인구의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 발굴, 첨단 장비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380억원 이상의 투자와 열정을 쏟았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굵직한 주요 국제 양궁대회를 참관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장비와 편의를 챙기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리우올림픽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2일 오후 브라질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남자 양궁단, 현대모비스에서는 여자 양궁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전세계 양궁대회를 관장하는 세계양궁협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한다.

범현대가 중 축구협회장이자 리우올림픽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장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주에 선수단 본진을 이끌고 브라질에 입성했다.

정몽규 회장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돌아올 때 국민 여러분께 큰 환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출사표를 남겼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지난 6월10일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일행과 함께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를 위해 3억원의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각별한 애정을 갖고 핸드볼 국가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

SK는 한국 핸드볼을 '국내 3대 인기스포츠'로 만든다는 목표로 장기발전 전략을 세워 실행해오고 있다.

2011년에는 434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서울 올림픽공원에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만들었다.

또 2011년 여자 실업구단인 SK슈가글라이더즈와 2016년 남자 실업구단 SK호크스를 창단하는 등 핸드볼의 장기발전 토대를 구축했다.

SK그룹 임원진은 지난달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격려금 3억원을 전달했다.

최 회장도 며칠 뒤 태릉선수촌을 찾아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했다.

SK는 최 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여자핸드볼 외에도 남녀 17명이 출전하는 펜싱, 최경주 감독이 이끄는 남자 골프, 여자 접영 등 여러 종목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펜싱은 자회사인 SK텔레콤이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의 회장사를 맡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의 리우올림픽 현장 방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사격에 대한 애정으로 2002년 대한사격연맹과 인연을 맺고 지난 15년간 총 125억원의 사격발전기금을 지원했다.

현재 대한사격연맹 회장은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5일 청주에서 열린 2016 한화회장배 사격대회장을 찾아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 팀장은 한국 승마 선수 중 유일하게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다.

김 회장은 아들 경기를 직접 참관하지는 않고 국내에서 응원할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탁구계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선수 육성을 지원하고 심판과 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국내 탁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으로 선임되고서는 중국, 러시아, 스웨덴 등과 탁구 교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조 회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모든 탁구 경기를 직접 참관하며 선수들을 독려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때에는 한국에 남아 TV 중계로 경기를 관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초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데다 한진해운 구조조정 등 그룹 내 현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대신 조 회장은 지난달 초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격려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밖에 포스코는 1985년부터 비인기 스포츠 육성 차원에서 체조 종목을 후원하고 있다.

했다.

대한체조협회 회장은 황태현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 맡고 있다.

포스코는 포철서초등, 포철중, 포철고 등 3개교에 남녀 체조부를 갖고 있으며 2004년에는 포스코건설 체조팀을 창단한 바 있다.

전경련 임상혁 전무는 "경제계는 그간 재정이 어려운 비인기종목을 육성하는 등 국민의 체육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큰 힘을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