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없으면 외국에 추월당해…승리 집착하는 축구문화부터 바꾸겠다"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1일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회장 선거에서 제53대 회장으로 당선된 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돼 어깨가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투표에 참석한 선거인단 98명 전원의 찬성표를 얻어 만장일치로 새 회장이 됐다.

정 회장은 일단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이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한국은 유소년 축구부터 수비를 두텁게 하고 지지 않는 축구를 한다"라며 "이렇게 가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다른 나라에 추월당한다는 절박한 마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승패에 집착하는 축구문화를 바꾼다면 팬들의 관심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 회장이 제시한 해법이다.

정 회장은 "현재 한국의 축구문화는 팬들이 즐기는 축구가 아니라 감독과 구단이 승패만 다투는 축구"라며 "축구를 축제로 만들고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소년 축구환경을 개선해 재미있게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모든 사람이 저비용으로 축구하고 축구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축구를 학원 스포츠에서 클럽 스포츠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통해 어린 축구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축구 저변확대를 위해선 공약으로 내건 디비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클래식과 챌린지로 운영되는 K리그 외에 내셔널리그와 K3 리그를 각각 3부와 4부리그로서 프로화하고, 직장 축구팀이 중심이 되는 5부와 지역 축구팀이 중심이 되는 6부로 디비전 시스템을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생활축구의 경우엔 우선 등록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라며 "축구를 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 수준에 맞춰 축구를 할 수 있는 디비전 시스템을 2~3년 정도 계획을 통해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등 주요대회를 앞둔 대표팀에 대해선 "단기적인 성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성적 때문에 팬들에게 비난받는 것은 대표팀이나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에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