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단방류에 軍 "홍수 수위조절" 추정…임진강변 대피 유도·수위 변화 주시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를 두고 군 당국은 홍수 수위조절을 위한 방류로 추측했다.

그러나 '수공'(水功)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6일 오전 현재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물이 도달하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관계 당국은 임진강 주변에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는 야영객이나 어민들의 대피를 유도하는 한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물을 내보내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위성사진을 통해 황강댐 물길 폭이 80m에서 280m로 늘어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전 6시를 전후해 북한이 황강댐 방류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군은 다만 "이번 무단방류를 수공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전날 북한지역 폭우에 따른 통상적인 수위조절용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황강댐 방류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임진강 수위를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09년 9월 임진강 야영객 6명이 황강댐 무단방류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진 직후 남북은 회담을 열어 황강댐 방류 전에 통보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합의는 2010년 이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황강댐 방류를 관측한 군은 관련 중앙부처와 경기도, 연천군,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관련 기관에 이를 통보했다.

이에 연천군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임진강 군남댐∼임진교∼장남교 일대 15곳의 방송 시설을 통해 임진강 변에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는 낚시꾼, 야영객 등의 대피를 유도하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또 휴대전화 SMS 문자메시지로 임진강 어민, 주변 마을 이장, 재난 관련 공무원 등 550여 명에게 황강댐 방류 사실을 알렸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대응 태세를 갖추고 관련 기관과 상시 연락체계를 구축하면서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임진강변 취약지역 8곳을 경찰차 11대가 매시간 순찰하고 낚시꾼과 야영객 출입을 막는 한편 임진강변 주요 진입로 18곳을 통제하고 있다.

재난관리부대와 연천·파주 112 타격대도 출동 태세를 갖췄다.

이날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은 정오 현재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방류량이 초당 500t 정도라면 군남댐까지 도달하는데 8∼9시간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관계 당국은 임진강 수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전방 남방한계선 횡산수위국(필승교) 수위는 오전 11시 현재 1.93m로 홍수주의보 단계인 2m에 육박하고 있으며 군남댐은 초당 977.17t이 유입돼 990.64t을 방류하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