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이 색다른 조 편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16일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유럽·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2·6천53m)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동명이인(同名異人) 선수들은 모두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박주영(26·호반건설)은 후배 박주영(21·금성침대)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렀다.

둘은 2라운드도 함께 친다.

투어에서 5승을 올린 정상급 선수 이정은(28·교촌F&B)은 신인 이정은(20·토니모리)과 1라운드를 함께 돌았다.

두 김지현(25·한화)과 김지현(25·롯데)도 같은 조에 편성됐다.

둘은 이름 뿐 아니라 나이도 같고 투어 데뷔도 같다.

지난 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나란히 공동선두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姓)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박소연(24·문영그룹)과 남소연(25)도 1라운드를 함께 치렀다.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골프협회 구민석 과장은 "동명이인이라도 너무 기량 차이가 심하면 같은 조에 묶기가 곤란하겠지만 마침 이름이 같은 선수끼리 랭킹 차이가 커봤자 10위 정도라 무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소연과 남소연은 의도하지 않게 같은 조에 편성된 것이라고 구 과장은 덧붙였다.

대한골프협회는 이밖에 올해 홀인원으로 자동차를 탄 적이 있는 서하경(23)과 서연정(21·요진건설), 양수진(25·파리게이츠)이 동반 경기를 펼치도록 했다.

팬들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아이디어지만 너무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외모가 빼어난 윤채영(29·한화), 허윤경(26·SBI저축은행), 안신애(26·해운대비치앤리조트)를 '미녀조'로 묶은 것이나 서른살이 넘은 홍란(30·삼천리), 홍진주(33·대방건설), 안시현(32·골든블루)을 함께 경기하도록 한 것은 국내 최고 권위의 내셔널타이틀 대회치고는 경박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골프협회(USGA)도 US오픈 조편성을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012년 US오픈 때는 찰 슈워젤, 카를 페테르센, 찰스 하월3세 등 이름이 영어 알파벳 'C'로 시작하는 선수 3명을 같은 조에 묶어 핀잔을 들었다.

2009년 US오픈에서 브렌든 디 종게, 세인 로리, 케빈 스태들러 등 3명을 묶은 조편성은 최악이었다.

이들 3명의 공통점은 몸무게가 100㎏이 넘는 뚱보라는 것 뿐이었다.

'뚱보조' 당사자인 스태들러는 "상식없는 짓을 저질렀다"며 공개적으로 미국프로골프협회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