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 한때 4타차 열세 뒤집고 막판 짜릿한 역전 우승

왕정훈(21)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모리셔스오픈(총상금 100만 유로) 정상에 올랐다.

왕정훈은 15일(한국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섬나라 모리셔스 부샴의 포시즌스 GC(파72·7천40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왕정훈은 시디커 라만(방글라데시)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 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왕정훈은 유럽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 쾌거를 이뤘다.

왕정훈은 15번 홀(파4)까지 라만에게 3타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라만이 16번 홀(파4) 더블보기, 17번 홀(파3) 보기로 무너진 덕에 동타를 이뤘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로 향해 위기를 맞은 왕정훈은 그러나 벙커샷을 홀 1.5m에 붙이면서 버디를 낚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왕정훈은 양용은(44)에 이어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2승 이상 거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양용은은 2006년 HSBC 챔피언스, 2009년 PGA 챔피언십, 2010년 볼보 차이나 오픈 등 유럽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유럽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한국 선수는 왕정훈이 처음이다.

3라운드까지 라만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였던 왕정훈은 이날 6번 홀(파4)까지 보기만 2개를 기록하며 라만과 격차가 4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9번 홀(파4)과 13번 홀(파5)에서 한 타씩 줄이면서 라만을 계속 사정권 안에 뒀다.

라만이 무너진 것은 3타를 앞서 있던 16번 홀이었다.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 지역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세 번째 샷으로 티샷을 다시 한 것이다.

결국 라만이 이 홀에서 2타를 잃으면서 왕정훈과 격차가 1타로 좁혀졌다.

17번 홀에서도 라만은 평정심을 잃었다.

짧은 거리에서 파 퍼트를 남기고도 이를 놓치면서 허무하게 왕정훈과 공동 선두가 된 것이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라만이었다.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칩샷이 홀컵을 지나치면서 그대로 이글이 될 뻔했다.

이것이 홀컵 안으로 들어갔더라면 라만의 우승이 확정될 수 있었으나 공은 홀컵을 스치고 흐르면서 약 2.5m 거리에 공이 놓였다.

반면 왕정훈은 벙커 안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 1.5m 거리에 붙이면서 버디 기회를 잡았다.

라만은 버디 퍼트를 넣어야 연장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버디 퍼트는 빗나갔고, 왕정훈은 침착하게 짧은 거리에서 버디를 낚아 마지막 3개 홀에서 3타 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