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첩보 작전하듯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하고 있어요. 심의위원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죠.”

지난주 경기 위례신도시에 있는 밀리토피아호텔에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사업) 대면평가를 마친 한 대학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프라임사업 대면평가는 사업의 지원 규모와 치열한 경쟁 등을 감안해 호텔에서 은밀하게 하고 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전국 60개 대학은 지정된 시간에 호텔에서 사업 내용을 발표하고 심의위원들의 질의·응답을 받았다. 심사장에는 각 대학 총장 및 부총장, 교무처장 등 핵심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원 금액이 커 대학 간에 신경전이 심하고 각종 로비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 쉽다”며 “심의위원이나 평가 장소·일시 등을 보안 사항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의위원들은 서류심사 때부터 호텔에서 합숙했다. 휴대폰 등 통신기기를 반납하고 평가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비밀로 할 것을 서약했다. 대학교수와 민간 기업체 임원 등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프라임사업에 신청서를 낸 대학의 교수들은 모두 심의위원에서 배제했다”며 “대면평가를 진행하는 호텔에서 실시간으로 녹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이 평가하는 만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소지가 있어 교육부가 사전에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최종 선정 대학은 늦어도 5월 초까지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프라임사업에 뽑힌 대학들은 연간 50억~300억원씩 올해부터 3년간 지원받는다. 평가에 참여한 다른 대학 관계자는 “교내에선 정원이 줄어드는 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준비한 만큼 반드시 선정돼야 교직원들도 체면이 서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 프라임사업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올해부터 3년간 총 6000억원을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이다. 인문·예체능계를 줄이고 이공계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는 전국 19개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