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진공청소기' 김남일(39)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남일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은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연수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일은 18일부터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2주 일정으로 진행되는 협회 A급 지도자 1차 강습회에 참가한다.

일본 프로축구 J2(2부)리그 교토상가FC에서 뛴 김남일은 지난 1월 계약이 끝난 뒤 일본과 국내 K리그 등에서 새 팀을 찾았지만, 둥지를 마련하지 못했다.

김남일은 이날 전북 현대와 성남FC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뒤 전반전을 관람하고 자리를 떴다.

그는 "그동안 할 만큼 했기 때문에 할 (은퇴에 대해)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고 덤덤해했다.

2000년 전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남일은 2002년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 축구가 사상 첫 4강에 오르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후 K리그와 일본 J리그는 물론, 네덜란드와 러시아 등을 오가며 활약을 펼치고 2014년 전북 현대로 K리그에 복귀한 뒤 다시 J리그로 이적했다.

김남일은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전북 시절 우승을 들었다.

그는 "2002년 월드컵은 너무 오래돼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웃으며 "전북 때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남일은 지도자 연수에 나서지만 은퇴 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식이나 그런 계획은 없고, 이후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끝이 아닌 만큼 축구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2의 축구 인생을 기대했다.

김남일은 그동안 자신을 사랑해 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힘들 때도 그렇게 팬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축구를 할 수 있었다"며 "항상 옆에서 힘이 돼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